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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미술시장/2019

가고시안 갤러리의 미술품 구매 조언 사업 진출을 둘러싼 논쟁들

가고시안 갤러리의 미술품 구매 조언 사업 진출을 둘러싼 논쟁들[각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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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안 갤러리의 소유주 래리 가고시안(Larry Gagosian)이 미술품 거래 관련 조언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 설립을 발표함으로써 일련의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즉 미술품을 직접적으로 거래하는 갤러리 사업과 미술품 거래 조언 사업의 병행이 시장을 교란시킬 위험이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가고시안 갤러리를 통해 진행되는 미술품 거래라는 이해관계로부터 분리되어 객관적으로 미술품 거래 관련 조언을 하는 것이 과연 가능하느냐는 것이 관계자들이 제기하는 비판의 중심내용이다.





 

갤러리 차원에서 거래 조언 활동을 하는 것이 새로운 일은 아니다. 많은 갤러리 관계자들이 이미 사적으로 고객들에 대한 미술품 거래 조언 활동을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고시안의 사례는 이러한 거래 조언 활동이 갤러리의 사업분야에 공식적/체계적으로 통합된다는 측면에서 기존의 관행과 구분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사업구상과 관련하여 뉴욕의 포럼 갤러리(Forum Gallery) 소유주인 로버트 피스코(Robert Fishko)는 거래 조언에 따른 고객의 손익 발생에 대한 책임 조항이 확실하게 명시될 때에만 이러한 형태의 거래 조언 사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가고시안 미술품 조언 사업은 2017년까지 크리스티에서 20세기 미술품 분야 의장을 맡았으며 이후 개인적으로 미술품 거래 조언 활동을 해온 로라 폴슨(Laura Paulson)이 책임자를 맡을 예정이다. 이 신 사업체는 가고시안의 뉴욕 본부에 자리 잡을 예정이며, 여타 부서와는 분리된 스태프들과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그러나 과연 이 사업체가 가고시안 갤러리의 다른 부서와 분리되어 운영될 것인지에 관해서는 큰 의문이 존재하고 있다.

 

전문 미술품 거래 조언자 연합(Association of Professional Art Advisors: APAA)의 회원인 프리랜서 미술품 거래 조언자 토드 레빈(Todd Levin)에 따르면, 가고시안 갤러리 내에 예술품 구매 조언 사업을 설립함으로써 고객들의 편의성이 확충될 수는 있겠지만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가격평가의 객관성임을 지적했다.

 

특히 APAA의 가입조건을 보게 되면 미술품 조언 사업에 있어서 갖추어야 할 객관성의 기준이 명확해진다. APAA의 회원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거래 조언자 자신이 보유한 미술작품이 없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도덕적기준은 가고시안의 조언 사업과 결정적인 차이를 보인다. 가고시안의 경우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거나 중개하는 작품에 대한 조언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서, 객관성에 상당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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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휴 허바드(Hughes Hubbard)의 파트너 변호사인 다니엘 와이너(Daniel Weiner)에 따르면 갤러리 오너가 거래 조언자로 활동하게 되는 이러한 새로운 사업모델은 고객들과의 분쟁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갤러리 측의 거래 조언에 대한 수집가들의 수요가 존재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즉 갤러리는 미술시장에 대한 가장 전문적이고 정확한 지식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제공하는 정보들은 수집가들에게 있어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APAA와 같은 프리랜서 조언자들은 도덕성에 대해서는 우위를 지니지만 실질적인 시장 정보의 양과 질에 관련해서는 가고시안을 능가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가고시안 측에서는 자신들의 조언 사업의 위험성을 부정하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거래 관련 조언을 받는 고객들에게 과거 조언 사업의 모든 기록을 공개함으로써 사업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시스템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덕성 논란을 넘어서, 가고시안의 조언 사업 진출로 드러나는 사실은 미술시장 내에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노동분업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과거의 경우 각각의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전문 영역에서 분리된 역할을 해왔던 반면, 더 많은 수의 경매회사와 갤러리들은 점점 더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거래 조언에서 나아가 수집품 목록의 작성, 큐레이팅 기획 등 부유층 수집가들의 수집 활동 전반을 기획하고 관리하는 사업모델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1. 이 보고서는 글로벌 시장에 관해 보도된 소식을 발췌 및 요약 정리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출처를 참고할 것. 소식의 자료 제공 및 원문 번역자는 유신희(파리 소르본 1대학 재학). 이 소식의 출처는 Daniel Grant, ‘As Gagosian Gets Into Art Advisory, Should Collectors Be Cautious of Taking Tips From Gallerists?’, 「Observer」, 2019.4.19. https://observer.com/2019/04/gagosian-gallery-launches-art-advisory-should-collectors-be-cautious/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