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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미술시장/2020

코로나19가 야기한 재정위기 속에서 작품 일부를 판매하기로 한 브루클린 미술관

코로나19가 야기한 재정위기 속에서 작품 일부를 판매하기로 한  브루클린 미술관[각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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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미술관이 소장품 관리에 드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 12점의 작품을 내달 크리스티 경매에 내놓기로 결정하였다. 이 중에는 루카스 크라나크(Lucas Cranach), 쿠르베(Courbet), 코로(Corot) 등 유럽 거장, 프랑스 근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공공기관의 성격이 강한 시립 미술관이 운영비 마련을 위해 소장품을 판매하는 것은 전염병의 전세계적인 유행이라는 특수한 맥락이 아니었더라면 많은 이의 원성을 샀을 결정이다. 그렇지만 미국 내 많은 미술관, 문화기관들이 방문객 감소, 지원금 삭감 등의 이유로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공공 미술관에 대해 부과되었던 여러 제한 조치들은 사실 무용지물에 가까워졌다. 브루클린 미술관의 관장인 앤 패스터낙(Anne Pasternak)우리[브루클린 미술관]로서도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라고 말하면서하지만 현재 미술관의 존속과 소장품의 관리를 위해서는 최선의 결정이다"라고 이번 소장품 판매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까닭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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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이나 박물관과 같은 기관이 유지 보수를 위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소장품을 판매하거나, 더는 소장하지 않기로 결정하는제적(deaccessioning)’ 행위는 지금까지 금기시되어 왔다. 미국 미술관 및 박물관 관장 연합(The Association of Art Museum Directors)는 오직 새로운 미술품을 구입하기 위한 목적에서만 제적을 진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많은 문화예술 기관들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을 지키고, 나아가 미술품을 그 자본 가치로 환산하는 인식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이러한 규칙을 따라왔다.


그러나 현재 다수의 문화예술 기관들은 폐관에서부터 재개장, 강화된 위생수칙, 거의 자취를 감춘 여행사업 등 팬더믹에 따른 다양한 결과들로 인해 기관의 유지보수 및 작품 관리를 위한 비용을 조달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박물관 연합은 지난 4, 2022 4월까지 약 2년 동안소장품 관리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작업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불하기 위한 목적에서의 소장품 일부 판매-제적 행위를 행하는" 미술관 또는 박물관을 처벌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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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미술관은 이 2개년의 특수 조항이 발표된 이후 처음으로 이를 행하는 미국내 문화예술기관이다. 맨하탄의 미술관 숲으로부터 꽤 떨어진 지역에 위치한 이 미술관은 매우 방대한 소장품 목록을 자랑한다. 그러나 브루클린 미술관은 사실 꽤 긴 기간 동안 재정 위기를 겪어온 것으로 알려진다. 패스터낙 관장은 이번 판매를 통해 총 40백만 달러(한화 약 469 4,000만 원)[각주:2]의 수익을 올리고, 한 해 2백만 달러(한화 약 23 4,700만 원)가 소요되는 소장품 관리 비용을 충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술관 측이 소장품의직접적인 관리' - 소장품의 청소나 이동 등에 사용되는 금액을 매우 꼼꼼하고보수적'으로 책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경매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는 또한 소장품 관리 인력, 담당기록관, 큐레이터, 보존인력, 소장품 관리인 등의 임금지불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 금액은 장비의 구입이나 전시, 대중프로그램 개최 등에는 사용되지 않는다. 또한 미술관은 이번에 판매될 작품은 총 12점으로 160,000점이 넘는 소장품을 지닌 브루클린 미술관에게는 아주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제적될 작품은 브루클린 미술관의 큐레이터들이 선정하였으며, 이사회의 승인을 거쳤다. 패스터낙에 따르면 이들은매우 중요한 작품들이지만 이들이 없어진다고 해도 브루클린 미술관의 소장품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작품들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그는우리는 뛰어난 미술작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지만, 우리와 같은 규모의 미술관들이 대부분 그렇듯 수십 년 동안 대중에 보여주지 못한 작품들도 많다"고 말하며, 이번 판매에 기존 전시에 자주 보여지지 못했던 작품들이 출품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중에는 루카스 크라나크, 도나도 데 바르디(Donato de’ Bardi), 조반니 달 폰테(Giovanni dal Ponte), 프렌체스코 보티치니(Francesco Botticini) 등의 작품과 로렌초 코스타(Lorenzo Costa)가 그린 것으로 알려지는 초상화 등이 포함되었다. 이들은 모두 10 15,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크리스티의 경매에 출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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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크리스티의 유럽 미술 경매에는 또한 브루클린 미술관에 내놓은 쿠르베, 코로, 헨드릭 윌렘 메즈닥(Hendrik Willem Mesdag), 샤를-프랑수아 도비니(Charles-Francois Daubigny), 필립 윌슨 스티어(Philip Wilson Steer) 등의 작품이 출품된다. 주앙-조르주 비베르(Jehan-Georges Vibert)와 네덜란드 유파의 작품은 오는 10 1일부터 온라인 경매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크리스티 측은 비베르의 <꽃이 있는 스페인 투우사(Spanish Bullfighter with Flowers)>의 예상판매가를 3만 달러, 루카스 크라나크의 <루크레시아(Lucretia)>의 예상판매가를 18십만 달러에 책정하였다. 특히 크라나크의 작품은 1520년부터 1530년 중반, 그의 작품 세계를 특정하는 작품이라 평가하였다. 크리스티의 고대 거장 전문가인 조슈아 글레이저(Joshua Glazer)는 현재 미술시장이 동시대 미술품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는 하나 여전히 거장들의 작품에 대한 수요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으며, 특히 브루클린 미술관이라는 명망 있는 기관으로부터 온 작품이라는 점이 <루크레시아>에 대한 관심을 증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이와 같은 뛰어난 작품들은 쉽게 다수의 입찰자를 만나게 된다"고 말하며 이번 판매에 대한 높은 기대를 밝혔다.


브루클린 미술관의 관장인 패스터낙은 이번 제적 결정에 대해 미술관의 소장품과 존속에 대해깊은 고려를 했다고 말했다. 한편 재정위기에 따라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릴 문화예술기관은 브루클린 미술관 뿐만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뉴필드의 인디애나폴리스 미술관(The Indianapolis Museum of Art at Newfields) 역시 최근 소장품 54,000점에 대해서 등급 선정을 실시했으며 이중 20퍼센트가 D등급으로 규정되어 타 기관으로 판매, 또는 유치될 가능성에 놓이게 되었다.







  1. 이 보고서는 글로벌 시장에 관해 보도된 소식을 발췌 및 요약 정리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출처를 참고할 것. 소식의 자료 제공 및 원문 번역자는 박정선(파리 소르본 4대학 재학). 이 소식의 출처는 Robin Pogrebin, ‘Brooklyn Museum to Sell 12 Works as Pandemic Changes the Rules, 「New York Times」, 2020. 9.16. https://www.nytimes.com/2020/09/16/arts/design/brooklyn-museum-sale-christies-coronavirus.html?auth=login-google&searchResultPosition=2 [본문으로]
  2. 한화는 2020년 9월 16일 최종고시환율(매매기준율)을 적용하였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