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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미술시장/2020

새로운 분류의 경매가 관심을 끌면서 과거와 동시대 작품을 함께 선보이는 크리스티의 ‘Remastered’ 판매

새로운 분류의 경매가 관심을 끌면서 과거와 동시대 작품을 함께 선보이는  크리스티의 ‘Remastered’ 판매[각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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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클래식 주간 판매(Classic Week sales)에서 크리스티는 온라인을 통해 동시대 미술 카테고리와 고전 거장(Old Masters)의 카테고리를 넘나드는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판매에는 리마스터드: 동시대 미술과 고전 거장들(Remastered: Contemporary Art and Old Masters)라는 제목이 붙었다. 판매는 7 20, 월요일부터 시작되어 7 30일까지 약 열흘 동안 진행된다.




이번 경매에서 가장 주목을 끌고 있는 작품 중 하나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의 공방 출신 화가들이 그린 것으로 알려지는 16세기 회화 <아라공의 이사벨라 초상(Portrait of Isabella of Aragon)>이다. 이탈리아의 귀족 여인을 그린 약 17인치, 11인치 크기의 이 초상화는 200,000파운드에서 300,000파운드(한화 약 3 1,110만 원─4 6,666만 원)[각주:2] 사이에 거래될 것으로 예상된다.[각주:3] 20세기 초까지 로스차일드(Rothschild) 가문의 컬렉션이었던 것으로 파악되는 이 작품은 1953년 파리에서 마지막으로 거래된 뒤 약 반세기간 개인 소장 상태였다.


경매에 등장하는 고전 거장들의 작품이 대부분 그러하듯 이 초상화 역시 미스테리로 가득하다. 이번 경매 카탈로그에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해당 작품이 로스차일드 가의 컬렉션 소장품 중 유사한 작품인 밀라노 왕정 여인의 초상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작품은 1952년에 마지막으로 거래된 뒤 지난 2018 7, 반세기만에  소더비 런던의 고전 거장 부문 이브닝 세일에 출품되어 예상가인 200,000파운드(한화 약 2 9,513만 원)의 두 배가 훨씬 넘는 550,000파운드(한화 약 8 1,162만 원)에 거래되었다.[각주:4]


이번 《리마스터드》 경매에는 또한 전후-동시대 미술 부문으로 분류된 벨기에 화가 마이클 보레만스(Michael Borremans)의 회화가 출품될 예정이다. 그의 작품은 18세기 회화 중에서도 스페인 거장들의 회화 양식을 닮은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작가가 딜러에게 직접 선물한 것으로 알려지는 <Stars>(2008) 역시 처음 경매에 등장하며, 작품의 예상가는 200,000파운드에서 300,000파운드(한화 약 3 1,110만 원─4 6,666만 원)[각주:5] 사이로 책정되었다.[각주:6]


크리스티 런던의 고전 미술 부문 글로벌 매니징 디렉터인 카를 헤어만스(Karl Hermanns)이번 《리마스터드》 경매는 4개의 주요한 테마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그 중 하나가 초상화라고 밝혔다. 크리스티는 이번 경매를 통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작업실의 초상과 보어만스의 초상이 한 자리에 소개하면서, 시대를 넘나들며 지속되는 양식적 유사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헤어만스는 한 인터뷰에서다 빈치의 작업실에서 그려진 작품들은 명확한 자세, 보석으로 치장한 모델 등 우리가 초상화에 기대하는 매우 정석적인 특징들을 보여준다. (이 작품들이 그려질 당시 초상화들은) 오직 권력과 부를 갖춘 가문 출신에 한정적인 매체였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사진기술의 발달과 초상화 양식의 변화 사이의 연관에 관해 언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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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매에는 초상화 뿐 아니라 인간 삶의 조건, 헛됨(vanity; 바니타스화)과 믿음/신앙(faith) 등 보편적인 주제를 다룬 작품들 역시 함께 소개될 예정이다. 헤어만스는믿음이라는 오랜 주제를 동시대의 미술이 다루는 방식은 매우 흥미롭다. 우리의 시대는 종교의 역사적 맥락에서 보면 매우 세속화된 시대이기 때문"이라며 기대를 밝혔다.


다른 산업분야와 마찬가지로 미술계 역시 각종 행사 및 판매에 있어 디지털 전환이 활발했던 지난 몇 달 동안, 옥션 전문가들은 고전 거장 부문에 대한 관심을 증대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해왔다. 거장들의 작품을 동시대 미술 작품과 함께 소개하는 카테고리를 넘나드는 판매(cross-category)를 구상한 것도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방책이었다. 그러나 서로 다른 컬렉터 군을 보유한 각각 부문의 세일을 한데 모으는 일은 쉽지 않았다. 헤어만스는 이번 기회에 동시대 컬렉터들의 새로운 특징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과거에는 고전 거장의 작품을 취급하는 수집가들은 지적이며 학술적인 기반을 강조하고, 동시대 미술 컬렉터들은 (게르하르트 리히터 (Gerard Richter)나 제프 쿤스(Jeff Koons),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미술가를 하나의 브랜드처럼 다루는 동시대 미술시장의 마케팅 환경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알려져 있었다"고 말하며, 그러나 현재의 미술시장에서는 

고전 거장들 역시 워홀이나 쿤스 만큼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야 말로 최고의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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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하이브리드식의 옥션이 증가하는 것은, 동시대 수집가들에게는 기존의 경매에서 통용되던 전통적인 미술품 구분법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아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헤어만스는 기본의 분류법을 넘어서최고의 작품들을 찾아다니는 미술품 컬렉터들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크리스티는 지난 2018년에도 다 빈치의 <살바토르 문디(Salvator Mundi)>를 동시대 미술품 이브닝 세일에서 판매하면서 고전 거장 부문 거래를 확대시키려고 노력했다. 같은 해, 또 유럽의 종교회화를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마크 로스토(Mark Rothko) 등의 유명 작가들과 함께 출품한성스러운 소음(Sacred Noise)" 프라이빗 전시를 기획한 바 있다. 헤어만스는고전 거장 부문에 동시대 미술을 도입함을 통해 전통적인 미술품 거래 분야에 새로운 고객들을 불러들이려고 한다"며 그 목표에 대해 설명했다. 미술시장에서는 현재 오래된 주제를 다루는 동시대 미술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헤어만스는 이러한 경향을 언급하며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속에서도 반복해서 발견되는 시대정신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1. 이 보고서는 글로벌 시장에 관해 보도된 소식을 발췌 및 요약 정리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출처를 참고할 것. 소식의 자료 제공 및 원문 번역자는 박정선(파리 소르본 4대학 재학). 이 소식의 출처는 Angelica Villa,, ‘As Curated Sales Reign, Christie’s Pairs Old and New in ‘Remastered’ Auction’, 「Art Market Monitor」, 2020. 7.17. https://www.artmarketmonitor.com/2020/07/17/as-curated-sales-reign-christies-pairs-old-and-new-masters-in-remastered-auction/ [본문으로]
  2. 한화는 2020년 7월 30일 최종고시환율(매매기준율)을 적용하였다. [본문으로]
  3. 2020년 7월 30일 크리스티 온라인에서 299,250파운드(한화 약 4억 6,598만 원)에 거래되었다. [본문으로]
  4. 2018년 7월 4일 소더비 런던에서 550,000파운드에 거래되었다. [본문으로]
  5. 한화는 2020년 7월 30일 최종고시환율(매매기준율)을 적용하였다. [본문으로]
  6. 2020년 7월 30일 크리스티 온라인에서 237,500파운드(한화 약 4억 6,598만 원)에 거래되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