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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미술시장/2020

학자들과 나이지리아 유물 관련 운동가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파리 크리스티 경매에 오른 나이지리아의 ‘성스러운 조각상'들

학자들과 나이지리아 유물 관련 운동가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파리 크리스티 경매에 오른 나이지리아의 '성스러운 조각상'들[각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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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국가의 내전 중에 불법 출토된 것으로 알려지는 나이지리아의 두 조각상이 학자들과 유물 관련 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크리스티 파리 경매에 출품된 것으로 알려져 비판을 사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이그보우(Igbo)족의 신들로 여겨지는 알루시(alusi)를 표현한 것으로 보이는 이 두 조각상은 하나의 경매품목으로 묶여 크리스티의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북아메리카 미술품(Arts d’Afrique, d’Océanie et dAmérique du nord) 부문에 출품되었으며, 예상가는 25만─35유로(한화 약 3 3,859만 원─4 7,402만 원) 사이로 측정되었다. 실제 경매에서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212,500유로(한화 약 2 8,780만 원)[각주:2]에 거래되었다.





아프리카 원주민, 근현대 미술 및 아프리카 미술 이산사(art history of African diaspora)의 전문가이자 본인이 이그보우 족 출신인 치카 오케케-아굴루(Chika Okeke-Agulu) 프린스턴 대학 교수는 해당 조각상의 출품 사실이 알려지자 마자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비아프라 공화국의 아이들의 피가 묻은 예술품(artworks are stained with the blood of Biafra’s children)”비판하였다. 그의 발언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아프리카 미술 수집가인 자크 케샤쉬(Jacques Kerchache) 1960년대, 개인적인 이득을 위해 나이지리아 내전을 이용했다는 비판적 시각에 기초하고 있다. 그는 크리스티 파리 경매에서 조각이 거래된 직후 아트넷과의 인터뷰에서  

미술 시장은 이러한 물건들을 사고 팔지만 이들이 어떤 사회에 속해 있었는지는 고려하지도, 존중하지도 않는다"

알루시 조각을 사고 판 크리스티의 오늘 행위가 그걸 명백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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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사망한 프랑스의 아프리카 미술품 수집가인 케샤쉬는프랑스인 인디아나 존스(Gallic Indiana Jones)”로 칭해진다. 그는 파리의 오세아니아/아시아/아프리카/아메리카 대륙 미술을 다루는 케 브랑리 박물관(Musée du quai Branly)의 개관에 있어 핵심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오케케-아굴루를 포함해 3,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해당 조각상에 대한 경매를 멈추라는 온라인 청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사건은흑인의 삶은 소중하다"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 운동과 맞물려 ‘Black Arts Matter’라는 해시태그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나이지리아의 국립 박물관 및 유물 위원회에서도 크리스티 측에 알루시 조각상 외에도 4개의 품목에 대한 경매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해당 물품들의 출토 및 국외 유출 과정이 군사적 충돌 중에 발생 가능한 문화재의 유손실을 방지하는 내용의 1954년 유네스코 조약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물품의 출처 및 유출과정에 대한 내용을 밝힐 것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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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에도 불과하고 크리스티 측은 경매를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다. 한 언론 성명에서 크리스티의 대변인은이 조각상들은 수십 년 간 대중에 전시되고 크리스티의 소관으로 거래되기 이전에도 판매된 적이 있으며, 따라서 이 경매는 합법적이다"라고 밝혔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크리스티 소속의 무명 제보자는 CNN 측에우리는 케샤쉬가 196869년 사이 한 번도 나이지리아에 간 적이 없다는 말은 곧 애초에 이 물품들이 처음 유출되고, 추정키로는 카메룬으로 먼저 보내지는 일련의 과정에는 그 지역사람들이 연루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케케-아굴루는 아트넷 뉴스와의 서신에서 크리스티가 부를 추구하는 비즈니스에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고 해도 거래물품의 거래가 합법적이라고 주장하기 위해서, 나이지리아의 알루지 상들에 대해 그랬듯, 조각상의 출처를 얼버무리고 조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케샤쉬가 이 조각상을 취득한 것이 196869년 사이이고, 비아프라 전쟁이 196770년에 벌어졌다는 점을 생각하면 크리스티가 주장하듯, 이 물품들이 전쟁 중에 유출된 게 아니라는 점은 믿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케케-아굴루는 이에 덧붙여크리스티가 나이지리아의 역사에 얼마나 무관심한 지 보여주는 사례이다"라고 말했다.







  1. 이 보고서는 글로벌 시장에 관해 보도된 소식을 발췌 및 요약 정리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출처를 참고할 것. 소식의 자료 제공 및 원문 번역자는 박정선(파리 소르본 4대학 재학). 이 소식의 출처는 Taylor Dafoe, ‘Christie’s Paris Sells Two ‘Sacred Sculptures’ From Nigeria, Despite Protests From Scholars and Nigerian Heritage Authorities’, 「Artnet News」, 2020. 6.29. https://news.artnet.com/market/two-sacred-sculptures-nigeria-sold-christies-christies-paris-despite-claims-objects-looted-war-1890772 [본문으로]
  2. 한화는 2020년 6월 29일 최종고시환율(매매기준율)을 적용하였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