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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미술시장/2019

10.6억의 최고치 경신! 크리스티 이브닝세일, 창위 시장의 우렁찬 벨을 울리다

10.6억의 최고치 경신! 크리스티 이브닝세일, 창위 시장의 우렁찬 벨을 울리다

(10.6亿创新高!佳士得夜拍敲常玉市最强音)[각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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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여전히 비상사태에 놓여 있었지만, 2019년 홍콩의 가을경매는 어김없이 찾아왔다. 1123일 저녁, 홍콩 크리스티의 ≪20세기 및 컨템포러리 미술 이브닝세일≫, ≪요시토모 나라의 최고급 걸작 <땅거미가 질 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 HI-LITE≫ 경매가 연이어 열렸다. 이 세 장의 경매는 총 70점의 작품을 경매에 부쳤고 61점이 낙찰되어 낙찰률 87.14%를 달성했고 총 거래액은 1,060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1,595 8,300만 원)[각주:2]에 달했다. 창위(常玉), 김환기(焕基), 에디 마르티네즈(Eddie Martinez) 등의 미술가들이 경매 거래 작품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금번 이브닝세일에 대해 크리스티 아태지역 총지배인 프란시스 벨린(Francis Belin)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 경매를 진행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많았다. 경제적으로는 저성장,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가 시장에 미친 영향 등의 변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060백만 홍콩달러라는 성적은 크리스티 홍콩 이브닝세일 역사상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올해 봄 경매에 비해서도 20%나 증가한 금액이다. 이번 경매의 결과가 매우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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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오우지의 뒤를 이어, 홍콩 시장은 지금 창위(常玉)천하


올해 10월 홍콩 경매 주간에 창위의 걸작 <다리를 꼰 나부 曲腿裸女>198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298 890만 원)[각주:3]에 거래되어 작가의 작품 경매 신기록을 세웠다. 이 신기록의 열기가 식기도 전에 크리스티는 11월 경매에서 창위의 가장 큰 나부화인 <다섯 나부 五裸女>를 경매에 부칠 것이라 발표했고 그 추정가를 250백만 홍콩달러에서 550백만 홍콩달러로 잡아 사람들을 놀라게 했는데, 이 추정가의 최저치는 작가의 작품 경매 신기록이 다시금 경신될 것이라는 의미였고 최고치는 역대 경매에서 거래된 아시아 유화 작품 중 최고 낙찰가 기록이 세워질 것을 예고했다. 경매가 열린 토요일에는 홍콩 사태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러나 이 작품을 보기 위해 크리스티 경매장은 사람들로 가득 찼고, 10월 경매주간보다도 인파가 더 많이 몰렸다. 창위의 <다섯 나부>(그림1)190백만 홍콩달러에 경매를 시작, 첫 번째 응찰자의 호가가 200백만 홍콩달러에 달해 그때 이미 이전에 세워진 작가의 작품 최고가 기록을 넘어섰다. 이후 여섯 사람의 위탁 응찰자가 경쟁을 벌였고, 가격은 점차 높아져 264백만 달러까지 올라갔다. 한동안 응찰자의 호가가 없어 경매사가 낙찰을 선언하려는 순간 현장의 한 남자 응찰자가 265백만 달러를 외쳤고, 그가 승리자가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크리스티 아시아 및 세계 예술부 글로벌 총지배인 리쥔(刘珺)이 패를 들었고 작품은 266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400 4,630만 원)에 낙찰되어 커미션 포함 303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457 5,215만 원)에 거래됐다. 이 금액은 우관쫑(冠中)<쩌우장 周庄> 거래가 236백만 홍콩달러보다도 높은 것으로, 현재 짜오우지의 <19856월에서 1019856月至10>이 세운 아시아 유화 경매 거래 최고가 기록 510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724 6,757만 원)[각주:4]다음으로 높은 금액이다.


그림 1. 창위, <다섯 나부>


<다섯 나부>1950년대에 창작된 작품으로 창위의 나부화 중 그 규모가 가장 클 뿐 아니라 묘사된 인물의 수 또한 가장 많은, 유일하게 다섯 나부가 함께 그려져 있는 걸작이다. 나부의 발 부분에는 작은 동물과 꽃 도안이 그려져 있어 창위의 예술 생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세 소재인 나부, 화훼, 동물이 한 화면에 모두 묘사된 작품으로, 매우 독자적인 가치를 지닌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1993년과 2011년에 경매된 바가 있고 그때마다 모두 아시아 유화 작품 경매 거래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비록 추정가를 훨씬 뛰어 넘는 폭탄급 결과를 낸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도 300백만 홍콩달러가 넘는 금액에 순조롭게 거래되었는데, 이에 대해 아시아 20세기 및 컨템포러리 미술 부문의 주석 장딩위엔(张丁元)은 이렇게 말했다. “두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 창위 작품의 경매 거래 최고가가 100백만 홍콩달러나 상승했다. 이번 결과에 만족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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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한류 바람, 짜오우지의 여전히 안정적인 성적


질풍노도의 바람을 일으킨 창위 이외에, 이번 시즌 크리스티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다크호스는 한국의 미술가 김환기이다. 그의 작품 <05-IV-71 #200 (우주)>(1971)(그림2)는 작가가 남긴 유일한 두폭화로 전형적인 단색화작품이다. 경매는 4천만 홍콩달러에서 시작되었고, 두 명의 전화 응찰자가 뜨거운 경쟁을 벌였다. 호가의 상승 폭은 굉장히 빨랐고, 최종적으로 88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132 4,840만 원)에 낙찰되어 커미션 포함 102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153 5,610만 원)에 거래되면서 김환기의 작품 중 경매 거래 최고가 신기록을 경신했을 뿐 아니라 한국 예술품의 경매 기록 또한 경신했다


그림 2. 김환기, <05-IV-71 #200 (우주)>


크리스티 아시아 20세기 및 컨템포러리 미술 부문 주임 린쟈루(林家如)는 경매가 끝난 후 이렇게 털어 놓았다. 이 작품을 경매에 부치기 위해 크리스티는 원 소장자 매튜 김(한국명 김정준), 전재금 여사와 5년 이상 소통을 지속했고, 뉴욕과 홍콩의 직원들이 함께 설득한 끝에 작품을 홍콩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환기 작품 중 가장 중요한 작품의 하나로서 이 작품의 거래가가 100백만 홍콩달러를 넘었다는 것은 미술시장에서 단색화의 가치를 인정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창위나 김환기가 이번 시즌에 보여준 성적과 비교한다면, 지난 2년 동안 이 부문의 최강자였던 짜오우지 작품의 경매 결과는 그렇게 우수하지는 않다. 그러나 다섯 점의 작품이 총 230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305 6,165만 원)의 매출을 올려 해당 경매 전체 거래액의 20%를 차지하며 그의 작품의 가치가 시장에서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가장 높은 금액에 거래된 작품은 갑골문에서 광초(狂草)’로 작품의 스타일이 변화할 때 제작된 <24.12.59>는 예상낙찰가보다 낮은 75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112 9,125만 원)에 낙찰되어 커미션 포함 87.20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131 2,796만 원)에 거래됐다. 이오밍 페이(I.M.Pei) 가족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 <27.03.70>48.61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73 1,824만 원)에 거래되었고 이로써 <24.12.59><27.03.70>는 해당 경매 최고가 작품 리스트 4위와 5위의 자리에 올랐다. 짜오위의 <소생하는 도시 苏醒的城市>(1956)<고성의 광복 旧城重光>(1952), <10.03.85>(1985)는 각각 34.925백만(한화 약 52 5,796만 원), 33.725백만(한화 약 50 7,730만 원), 25.925백만(한화 약 39 300만 원) 홍콩달러에 거래되어 모두 해당 경매 최고 낙찰가 작품 리스트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별 다른 뉴스를 내지 못했던 주더췬(朱德群)4점의 작품이 이번 경매에서 모두 순조롭게 거래되었는데, <맑음 >(1982)30.125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45 3,532만 원), 더 말년의 작품인 <희열 >12.125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18 2,541만 원)에 거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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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예의 독보적 우수함, 그러나 중국 컨템포러리 미술의 집단적 하향세를 덮기엔 역부족


이브닝세일에서 견고한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 짜오우지, 주더췬, 우관쫑 등의 작가들과 비교한다면 중국 컨템포러리 미술가들의 입지는 매 시즌 변화를 계속하고 있다. 이번 가을에는 리우예(刘野), 시에난싱(谢南星)과 리우웨이() 세 사람의 작품이 이브닝 세일에서 경매에 부쳐졌으나 아주 우수한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세 사람 중에서는 2019년 경매시장에서 중국 컨템포러리 미술을 이끈 주역인 리우예의 활약이 돋보였는데, 출품된 세 점의 작품 구입을 위해 3~4명이 경쟁을 벌였다. 리우예의 <레드 22>(2003)23.525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35 4,169만 원)에 거래되었는데, 이는 3년전 경매에서의 거래가인 4.84백만 홍콩달러의 4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한편 처음으로 공개된 작품 <블루 >는 추정가의 배가 넘는 17.525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26 3,839만 원)에 거래됐고 <Leave Me in the Dark (S) 留我在黑暗中>(2009)(그림3)은 추정가의 두 배가 넘는 20.525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30 9,004만 원)에 거래됐다. 홍콩에서 최근 리우예의 높은 인기는 단절 없이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여러 경매사들이 20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30 1,100만 원)의 가격대를 유지하며 거래를 성사시키며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다른 두 명의 70년대 태생 미술가들에게는 기복이 있었는데, 시에난싱의 <무제 NO.1>5.525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8 3,179만 원)에 거래되며 작가의 작품 역대 경매 최고가 2위의 자리에 올랐다. 그의 또 다른 작품 <무제 NO.5>는 추정가보다 낮은 2.5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3 7,638만 원)에 거래됐다. 리우웨이의 <상서로운 기운 4> 또한 추정가보다 낮은 2.75백만 홍콩달러(한화 4 1,401만 원)에 거래됐다.


그림 3. 리우예, <Leave Me in the Dark (S) 留我在黑暗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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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아트가 아시아 미술시장의 미래인가?


이번 이브닝세일에서 특별히 기획된 ≪요시토모 나라의 걸작 <땅거미가 질 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 경매≫, HI-LITE≫ 경매는 최근 경매시장에 불고 있는 팝아트 열기와 밀레니엄 세대 컬렉터들을 겨냥한 것이었다. 따라서 경매품 선택에 있어서 신흥 컬렉터의 취향을 최대한 반영하고자 했고, 두 특별경매는 18점의 작품을 경매에 부쳐 181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272 4,955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단 한 점의 작품으로 하나의 특별경매를 연 목표는 분명했다. 10월달에 195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299 1,548만 원)에 거래된 <배후에 칼을 숨기다 背后藏刀>의 기록을 깨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최고가 기록이 경신되지는 않았다. <땅거미가 질 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2012)(그림4)의 경매는 80백만 달러(한화 약 120 4,400만 원)에 낙찰되어 커미션 포함 92.87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139 8,158만 원)에 거래되었는데, 이는 경매를 통해 거래된 요시토모 나라의 작품 중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최고가 기록 경신에는 실패했지만 이것이 요시토모 나라의 인기가 떨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10월 이전에 그의 작품 경매 거래 최고가는 34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51 1,870만 원)에 지나지 않았다. 큰 폭으로 가격이 폭등하며 신기록을 세운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기록이 깨지기는 사실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전의 기록에서 큰 폭으로 최고가가 경신되었고, 작품의 가격대가 단계적으로 상승하면서 믿을 만한 가격 구조가 형성되어 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요시토모 나라의 인기는 점점 더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림 4요시토모 나라, <땅거미가 질 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


또 다른 특별경매 ≪HI-LITE≫는 신세대 컬렉터들이 좋아하는 각종 요소를 반영하여 기획된 것으로 스타작가의 작품, 래피티 작품, 애니메이션 작품, 비주얼계 장르의 작품, 서양의 젊은 미술가들의 작품 등을 경매에 부쳤다. 경매의 결과 또한 젊은 컬렉터들의 특성을 잘 드러내 주었다. 3점의 10백만 달러 급 작품 구입의 경쟁은 상대적으로 그렇게 치열하지는 않았다.


가장 가격이 높은 작품은 다카시 무라카미와 패럴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의 합작품 <The Simple Things>이 추정가보다 낮은 21.725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32 7,070만 원)에 거래됐고, 다카시 무라카미의 또 다른 작품 <Wow, Kaikai Kiki>와 요시토모 나라의 <Angry Blue Boy>가 모두 예상 낙찰가의 최저치와 비슷한 각각 19.325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29 938만 원), 18.125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27 2,872만 원)에 거래됐다. 수퍼플랫 계열의 일본 작가 작품 중 비교적 중저가의 작품 구입 경쟁이 오히려 치열했는데, MADSAKI의 작품 <칫솔>이 추정가보다 높은 2.5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3 7,638만 원)에 거래됐고, MR.(1969년생)의 작품 <Exercising My Telekinetic Powers>(2012)40만 달러에서 낙찰을 시작, 170만 달러까지 가격이 치솟았고 최종적으로는 2.125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3 1,992만 원)에 거래됐다.


뉴욕 소더비에서 홍콩으로 진출한 서양의 젊은 미술가들의 작품 또한 신세대 컬렉터들의 글로벌한 취향에 맞아 떨어지며 좋은 성적을 냈다. 스위스의 미술가 니콜라스 파티(Nicolas Party)의 작품 <채암 彩岩>(그림5)8.765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13 1,957만 원)에 거래됐고, 최근 위더야오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마무리한 에디 마르티네즈(Eddie Martinez)의 작품 <고공 비행하는 새 高空飞行的鸟>가 추정가보다 10배가 높은 15.725백만 홍콩달러(한화 약 23 6,740만 원)에 거래되어 10월 소더비 이브닝세일에서 세운 작가의 작품 경매 최고가를 경신했다.


그림 5. 니콜라스 파티, <채암>


시장의 성숙도가 높아지고 신흥 컬렉터들이 유입됨에 따라 아시아 지역에 국한되어 있던 감상과 수집의 취향이 변화하고 있고, 기존 컬렉터들의 취향 또한 이에 영향을 받아 흐름을 달리하고 있다. 홍콩은 전세계 미술시장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지역 중 하나로 세계 각지에서 작품을 공수하여 경매에 부치기 때문에 이렇게 변화하는 컬렉터들의 취향에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아시아 출신의 예술가들 또한 출신지에서만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세계 무대에 적극 진출하여 최고의 예술가들과 경쟁하고 있다. 이는 그들에 대한 창작의 요구가 더욱 높아졌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아시아 지역 미술시장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일이기도 하다. 미래에 아시아 지역에서의 창작과 거래에 대한 인식이 더욱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면 아시아 출신의 예술가들 또한 세계 각지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1. 이 보고서는 중국 미술품 경매 시장에 관해 보도된 소식을 발췌 및 요약 정리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출처를 참고할 것. 소식의 자료 제공 및 원문 번역자는 김새미(베이징사범대학 철학학원 미학전공 박사과정). 刘龙, ‘10.6亿创新高!佳士得夜拍敲响常玉市场最强音’, 「雅昌艺术网专稿」, 2019.11.24. https://news.artron.net/20191124/n1065487_1.html [본문으로]
  2. 2019년 가을 홍콩 크리스티 경매의 한화는 2019년 11월 23일 최종고시환율(매매기준율)을 적용하였다. [본문으로]
  3. 한화는 2019년 10월 5일 최종고시환율(매매기준율)을 적용하였다. [본문으로]
  4. 한화는 2018년 9월 30일의 공시 환율(매매기준율)을 적용하였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