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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미술시장/2019

[분석]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소더비로 옮겼던 태드 스미스. 그가 CEO직에서 사퇴 소더비에는 어떤 일이 생겨날 것인가.

[분석]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소더비로 옮겼던 태드 스미스. 그가 CEO직에서 사퇴 소더비에는 어떤 일이 생겨날 것인가.[각주:1]



지난 월요일(1028), 소더비의 인사 개혁 발표는 소더비의 행보에 대한 상반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많은 이들이 지난 6, 태드 스미스가 프랑스와 이스라엘계 미디어 재벌 파트릭 드라히에게 37억 달러(44000억 원)에 소더비를 판매한 것에 대한 결과가 이렇게 갑작스러운 인사개편일 줄은 상상하지 못한 듯하다. 그런가 하면 한 편에서는 소더비의 새로운 주인의 입장에선 당연히 지난 지도부의 영향력이 어떻든지간에 팀을 교체하고 싶었을 것이라는 견해도 존재한다. 어찌되었든 지난 4년 반 동안 지속된 태드 스미스 체제의 소더비는 끝났다. 이 기간 동안 소더비가 이룬 발전과 변화를 분석하고, 이제는 사기업 체제로 변한 소더비의 미래 행보를 예측해본다.






1. 

인수와 조정


 태드 스미스의 재임 초기인 9개월차부터 시작된 기업 인수는 그가 임기 내내 추진하였던 가장 주요한 전략이었다. 첫 인수업체는 뛰어난 사업가인 에이미 카펠리초(Amy Cappellazzo), 앨런 슈워츠만(Allan Schwartzman), 아담 친(Adam Chinn)이 이끄는 고가의 미술품 구매 조언 업체 아트 에이전시, 파트너(Art Agency, Partners)’였다. 소더비는 85백만 달러에 이 업체를 인수하였다. 이후, 소더비는 메이 모제스 지수를 인수하였으며, 제이미 마틴(Jamie Martin)이 설립한 포렌식 기법으로 미술을 분석하는 오리온 애널리티컬(Orion Analytical)’, 사용자에 맞춰 미술품을 추천하는 머신-러닝 알고리듬 개발 업체 쓰레드 지니어스(Thread Genius)’, 디자인, 빈티지, 앤티크 가구를 판매하는 온라인 업체 비옛(viyet.com)'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아트 에이전시, 파트너를 제외하고 다른 기업들의 인수금액은 밝혀지지 않았다. ‘쓰레드 지니어스의 경우, 소더비에게 거의 실물 가치가 없을 정도(non-material)’로 평가되는 업체라는 점에 미루어 보았을 때 매우 싼 값에 구매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기업들을 인수한 데에는 실물자본 가치 추구 이상의 전략적 계획이 내재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기업의 인수는 소더비가 단순히 작품을 거래하는 중간업체이기를 관두고, 개별 구매자의 니즈를 모든 분야에서 충족할 수 있는 -서비스(full-service)’ 업체가 되길 목표로 하겠다는 뜻이다. 이렇듯 태드 스미스 체제의 소더비는 기업 인수와 기술력의 보강을 통해 주요한 라이벌인 크리스티와의 차별화를 시도하였다. 이러한 차별화는 미래지향적인 경매사인 소더비 자체를 인수하려는 판매자들을 유혹하는 결과를 불러일으켰다.




2.

보증 게임(guarantee game)’


소더비는 고가의 작품에 대해 경매사가 그 가치를 어느정도 보장하는 개런티 제도에 관해서도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이 제도는 작품이 기대하는 예상가 수준에서 거래되지 않았을 때 자칫 경매회사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리스크를 지니고 있다. 소더비와 크리스티 모두 2008년 경제 위기 당시 개런티 제도에 의해 매우 큰 손실을 경험하고, 그 이후 지속적으로 리스크를 줄이는 방식으로 개런티 제도를 개선하였다. 2010, 미술품 시장이 다시 회복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을 때, 두 회사는 모두 회사 자체적인 개런티 보장보다는 제3자를 내세우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피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방식에서 두 회사간의 차별화가 이루어졌다.


공공회사로서 소더비는 거래 내역 공개에 있어 더 높은 기준을 따라야 했으며, 따라서 모든 거래에서 크리스티에 비해 많은 부담을 지니고 있었고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 2015, 과거 소더비의 CEO였던 A. 알프레드 타웁먼(A. Alfred Taubman)의 컬렉션 취득을 두고 크리스티와 경쟁에 붙으며 소더비는 5억 달러의 엄청난 금액을 타웁먼의 상속자에게 보증하기로 하였으나, 그로 인해 소더비의 해당 분기의 영업 손실액은 12백만 달러에 이르렀다. 이 손실내역이 공개되면서 소더비가 과거 소더비 소속이었던 타웁먼을 두고 일종의 자존심 다툼을 벌인 결과라는 비판이 일었다. 또한 지난 2018,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와 피카소(Pablo Picasso)의 작품이 추정가에 훨씬 못미치는 금액에 거래되면서 구매자 프리미엄의 일부로 큰 금액을 지출한 것도 소더비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그러나 소더비가 사기업으로 전환됨에 따라 앞으로 거래내역을 공개하지 않아도 되게 되면서, 향후 거래의 위험상황에서는 더욱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3.

프라이빗 세일과 퍼블릭 마켓에서의 실적


테드 스미스는 임기 초기부터 거래 내역 공개의 압박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프라이빗 세일에 집중했다. 20172, 소더비는 프라이빗 세일 부서의 책임자로 데이빗 슈레이더(David Schrader)를 고용하였고, 그해 744백만 달러 상당의 거래를 달성하였다. 이 금액은 전년도인 2016년 거래액인 583백만 달러에 비해 매우 높은 금액이었다. 이듬해인 2018, 소더비의 프라이빗 세일 거래가는 10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스미스는 자사주 매입 전략을 이용하여 소더비의 영향력을 홍보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공격적인 전략은 스미스의 임기 초기에 비해 소더비 주식의 가격을 15퍼센트나 저하시키는 결과를 불러일으켰다.


이와 같은 전략은 어떤 이들이 보기에는 소더비의 경쟁력을 높인 것이었고, 다른이들이 보기에는 요란한 빈 수레의 겉치레에 불과한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을 두고 한 미술품 경매 전문가는 소더비를 매입한 드라히가 구입한 것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하였다. 그가 보기에 스미스는 자사주 매입에는 거금을 쓰면서도, 이 분야의 제반 제도에 관한 지식을 지닌 전문가들은 배제하였다. 그런 스미스는 이제는 엄청난 퇴직금을 들고 소더비를 떠난다. 그가 과연 소더비에 어떤 이득을 가져왔는가? 미술품 경매는 경험과 전문지식에 기반한 것이지, 최대의 이윤을 내기 위해 활용될 영역이 아니다. 상품을 직접 생산하는 것도 아닐 뿐더러 공급을 통제할 수도 없는 시장이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미술품 어드바이저인 토드 레빈(Todd Levin)은 보다 직접적으로 모든 지표에서 보았을 때 소더비의 가치는 역사상 최저로 하락했다. 스미스가 대체 무슨 가치 있는 일을 했는지 난 아직도 모르겠다"라고 스미스 체제 하의 소더비를 비판했다.




4.

앞서 보기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스미스는 28백만 달러의 퇴직금을 받고, 새로운 CEO인 스튜어트의 자문이 되기로 하였다. 남은 문제는 과연 스튜어트의 임명이 소더비에게 어떤 영향으로 작용할 지에 관한 것이다. 10월 초, 드라히가 소더비 매입을 위해 설립한 비드페어(BidFair)를 통해 인수 작업을 진행하면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소더비의 주식 거래는 모두 중지되었다. 이 기간 동안 스튜어트를 제외하고도 최고재무책임자(CFO), 부경영책임자, 홍보담당자 등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개편이 진행되었다.


이와 같이 극적인 인사개편을 제외하고는 드라히가 소더비에 대해 지닌 비전은 아직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드라히가 통신 및 미디어 기업의 운영자였다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미술품 경매시장에 미디어와 온라인 거래를 적극 도입할 가능성을 예상해볼 수 있다. 또한 그가 주요인사직에 자신과 친밀한 인물들을 고용하고 있다는 점에 기반해 지금까지보다 훨씬 공격적인 운영전략을 도입할 가능성을 고려하는 중이라고 분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예측도 아직은 이른 상황이다.






  1. 이 보고서는 글로벌 시장에 관해 보도된 소식을 발췌 및 요약 정리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출처를 참고할 것. 소식의 자료 제공 및 원문 번역자는 박정선(파리 소르본 4대학 재학). 이 소식의 출처는 Tim Schneider, Eileen Kinsella, ‘Tad Smith Went From the Entertainment World to Remake Sotheby’s. Now That He’s Out as CEO, Where Does the Auction House Go From Here?’, 「Artnet News」, 2019.10.30. https://news.artnet.com/market/tad-smith-sothebys-legacy-1692742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