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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미술시장/2019

키스 해링의 벽화가 뉴욕의 계단에서 뜯어져 나와 곧장 경매에 부쳐진다.

키스 해링의 벽화가 뉴욕의 계단에서 뜯어져 나와 곧장 경매에 부쳐진다.[각주:1]




1.

맨해튼의 어퍼 웨스트 사이드에 위치한 청소년을 위한 카톨릭 센터인 그레이스 하우스의 벽에는 키스 해링의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3층 건물의 층계를 따라 키스 해링의 대표적인 심볼 레디언트 베이비, 또는 빛나는 아기(radiant baby)’가 춤추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과거 센터장이자 해링이 이 벽화를 그리는 모습을 직접 보았던 개리 말런(Gary Mallon)처음 이곳에 온 아이들은 이거 진짜 키스 해링이야?’하며 놀라곤 했다며 회상하였다. 그러나 센터가 재정지원을 잃고 문을 닫게 되면서, 해링의 작품은 오는 11, 영국 본햄스(Bonhams)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이 사건은 작가 사망 이후(해링은 1990년에 사망하였다), 작가의 뜻을 따르고, 작품을 보존하는 방법과 관련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주요한 이슈는 과연 청소년 센터를 위해 그려진 작품을 뜯어내 경매에 부치는 일이 옳은가?”하는 것이다.






2.

어떻게 순수 예술이 오래된 수녀원 학교 건물에 그려지게 되었는가?


1980년대, 키스 해링이 자주 가던 소호의 나이트클럽인 파라다이스 가라지(Paradise Garage)에는 말런을 비롯한 그레이스 하우스의 구성원들도 자주 방문하였다. 그레이스 하우스 측은 해링에게 센터를 위해 뭔가를 해줄 것을 부탁하였고, 바로 그 당일, 해링은 검은 페인트와 두꺼운 브러시를 들고 센터에 방문하였다. 당시 20대였던 말런은 작업하는 그를 따라다니며 내가 페인트가 흐르는데라고 말했는데 그가 괜찮아, 원래 흐르도록 할 계획이었어라고 하던 것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이 해링에게 센터 벽에 그림을 그려도 좋다고 말해놓고는 센터 소속 신부들이 화를 내진 않을까 걱정했다며 당시를 회상하였다.


해링은 이 벽화를 그릴 때, 작품과 건물의 구조가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하였다. 3층 계단에 위치한 마지막 아기는 계단이 이어지는 방 안으로 들어가듯 그려져 있다. 당시에 이 방은 말런의 방이었는데, 그에 따르면 해링은 이 심볼을 그리며 이 캐릭터는 당신 [말런]이다하루가 끝나고 아이들로부터 멀어지고 싶을 때 당신의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인 것이다”고 말했다고 한다해링 재단의 관장인 길 바스케즈(Gil Vazquez) “이 벽화는 계획된 것이 아니고당연히 예비 스케치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이 특별한 순간에 해링과 검은 페인트만이 있었던 것이다.”고 말했다.




3.

벽화의 운명의 다음 장


본래 그레이스 하우스 센터는 옆 건물에 자리한 예수 승천 교회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이 교회가 보수와 운영을 위해 4백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필요로 하게 되면서, 청소년 센터가 위치한 건물을 판매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교회의 재정 관리인인 필립 지플라(Philip Zeafla)는 새로운 건물주가 나타난다면 90년 넘은 이 건물에 대한 대대적인 재공사에 들어갈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교회는 건물이 팔리기 전에 90만 달러를 들여 보존 및 복구 업체인 에버그린 건축예술(EverGreene Architectural Arts)을 고용해 벽화를 뜯어냈다. 에버그린은 계단을 따라 이어지는 작품을 13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건물의 테라코타 내벽과 분리해냈으며, 각 조각이 천 파운드가 넘는 무게가 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에도 공공장소에 그려진 해링의 작품이 건물로부터 분리되어 보존, 또는 전시가 된 경우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이 작품들이 경매에서 팔린 적은 없었다. 교회 측은 작품이 미술관에 전시되거나 해링 재단의 소유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지만, 만약 경매에서 작품이 팔리게 된다면 작품의 향후 거처는 알 수 없을 것이다. 이 벽화 한 조각의 대한 본햄스 경매의 추정가는 3~5백만 달러에 이른다. 해링 재단의 바스케즈는 매우 실망스럽다라고 밝히며 이 벽화는 애초에 컬렉터에게 소유될 목적으로 그려진 것이 아니고 아이들이 지내는 공간을 밝히기 위해 그러진 것이다고 말했다.


벽화가 어떤 상태로 경매에 부쳐질 것인지에 관한 세부사항은 1113일 본 경매를 위해 작품이 사전공개될 112일 이후에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품의 분리작업을 맡은 에버그린 측은 센터 벽에서 뜯어낸 뒤 작품은 단순히 벽에 그려진 그림에서 예술적 가치를 지닌 조각, 미술품으로 변모하였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조각들에는 미술품 판매에 있어 주요한 요소로 고려되는 해링의 서명이 빠져 있다. 말런은 그 날 밤, 해링이 작업하던 모습을 지켜보던 우리 모두 그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는데, 거기에 서명을 한다는 건 웃기는 일이죠라고 말했다.






  1. 이 보고서는 글로벌 시장에 관해 보도된 소식을 발췌 및 요약 정리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출처를 참고할 것. 소식의 자료 제공 및 원문 번역자는 박정선(파리 소르본 4대학 재학). 이 소식의 출처는 Nancy Coleman, ‘Keith Haring Mural Cut Out of New York Stairwell Heads to Auction’, 「New York Times」, 2019.10.18. https://www.nytimes.com/2019/10/18/arts/design/keith-haring-mural-auction.html?searchResultPosition=62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