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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미술시장/2019

컬렉터는 미술품을 모으고, 미술관은 컬렉터를 불러 들이던 시절은 끝났다. 이제는 컬렉터들이 미술관을 수집하고 있다.

컬렉터는 미술품을 모으고, 미술관은 컬렉터를 불러 들이던 시절은 끝났다. 이제는 컬렉터들이 미술관을 수집하고 있다.[각주:1]

-대규모 미술관의 책임경영자들의 자리는 이제 대부호들의 아젠다를 위해 봉사하는 자리로 변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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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렉터는 미술품을 수집하고, 미술관은 컬렉터들을 끌여들이려 한다는 것이 미술계의 작동 방식에 대한 오랜 믿음이다. 미술관은 일류 미술품으로 구성된 컬렉션을 가지고 있으며, 그 컬렉션으로 컬렉터들을 매료시켜 자신들에게 거액을 기부하도록 하거나, 그들의 프로그램을 장려하고 나아가 본인의 컬렉션을 박물관에 기증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믿음에는 미술관장을 비롯한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구성원이 전시 프로그램, 크게는 미술계를 주도한다는 견해가 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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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지난 몇 년간, 유서 깊은 미술관들은 유명 컬렉터들을 이사회에 가입시키려고 애쓰고 있다. 미술관 운영에의 실질적은 권력은 이 이사회에서 나오는데, 이사회야말로 작품 구입과정을 감독하고 전시 및 운영 프로그램 전반의 결정에 관여하며, 나아가 관장을 임명하고 파면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백인 남성으로 구성된 유명 컬렉터들은 자신들의 시간과 노력을 아끼기 위해 구매조언자의 어드바이스를 받아 미술품을 구입하는데, 따라서 이들은 자신이 구입하는 작품의 가치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으며 그 가치를 높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미술관의 이사직은 작품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데에 매우 주요한 전략으로 활용되는데, 이는 특히 생존 작가들의 작품을 구매할 때 적극 활용된다. 미술관이 이사회 위원이 수집하고 있는 미술가의 작품을 구입하기로 결정하면 작가의 작품 가격뿐 아니라 이사회 컬렉션의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이사회는 작품 구매에 매우 깊이 관여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샌프란시스코 모던 아트 미술관(San Francisco Modern Art Museum)과 피셔 가(the Fisher)의 연관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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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은 대외적으로 그들이 제공하는 대중에 대한 교육, 큐레이터 교육, 미술품 보존 등의 높은 자선적 가치를 홍보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미술관은 엄청난 부를 누리는 이사회 멤버들의 아젠다에 봉사하는 데에 이용되고 있으며, 이는 많은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얼마 전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의 부관장 자리에서 사퇴한 워렌 캔더스(Warren Kanders)의 예가 이런 갈등 상황을 가시화한다. 캔더스는 7개월이 넘도록 지속된 반발 집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직책을 놓지 않았다. 그는 휘트니 비엔날레에 참가한 8명의 작가들이 캔더스에 반발하여 작품을 철수할 때에야 비로소 사퇴를 발표하였다. 그는 사퇴 결정을 밝히는 편지에서 정치적이고 때때로는 독약 같기도 한 이러한 환경은밀한 아젠다(insidious agenda)”를 가지고 미술관의 이사회의 활동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적으며, 작품 철수로 반발한 여덟 예술가들을 자신에게 부당한 혐의를 씌운 가해자들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이들이 그의 정당한 활동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관장들은 대부호들을 이사회에 가입시키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런 노력이 정말로 기관을 부유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면 좋겠지만 이사회의 수백 만 달러의 기부는 오직 도덕적이거나, 자선일 수만은 없다. 오히려 이러한 기부는 자신들의 이득을 위한 투자에 가까울 때가 많다.






  1. 이 보고서는 글로벌 시장에 관해 보도된 소식을 발췌 및 요약 정리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출처를 참고할 것. 소식의 자료 제공 및 원문 번역자는 박정선(파리4대학 석사과정). 이 소식의 출처는 Felix Salmon, ‘Collectors are now collecting museums, not the other way around’, 「The Art Newspaper」, 2019.8.28. https://www.theartnewspaper.com/comment/collectors-are-now-collecting-museums-not-the-other-way-around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