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로벌미술시장/2019

소더비의 비상장회사 전환,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가?

소더비의 비상장회사 전환,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가?[각주:1]



1

패트릭 드라히(Patrick Drahi)의 소더비 인수가 확정될 경우, 소더비는 주식 공개 기업(상장회사/public company)에서 비상장회사(private company)로 전환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

 

비상장회사 전환을 환영하는 입장은 상장회사 체제에 기인한 그동안의 엄격한 금융 심사 기준이 완화되는 것을 가장 큰 변화로 꼽고 있다. 반면, 비상장회사 전환에 따라 투명성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공개 기업 체제에 따라 소더비는 엄격하게 적용된 위험 부담 비율을 지켜야만 했다. 예컨대 2018년의 모딜리아니(Modigliani) 작품 경매의 경우 소더비는 위험 부담을 덜기 위해 제3자 경매 보장 제도를 필수적으로 적용해야만 했고, 그 결과 15천만 달러로 예상되었던 해당 작품이 139백만 달러에 제3자 경매 보증인에게 낙찰됨으로써 소더비는 상당한 손실을 입어야만 했다.

 

혹자는 소더비가 비상장회사 체제로 전환함으로써 프랑스의 명품 업계 거물인 프랑스아 피노(Francois Pinault)의 소유 하에 비상장회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소더비의 라이벌 기업 크리스티와의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했던 공개 기업 체제 하의 제약들을 덜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2

사실 소더비를 비상장회사 체제로 전환시키고자 하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왔다. 공격적인 투자가로 알려진 댄 레오브(Dan Leob)2013년 소더비의 일정 지분을 인수하고 이사회에 참여하면서부터 그는 크리스티에 비해 빈약한 소더비의 전략, 리더십, 비용관리 체제를 비판해왔다. 레오브는 당시 소더비 CEO였던 빌 루프레흐트(Bill Ruprecht)에게 책임을 물어 사퇴시키고 매디슨 스퀘어 가든 컴퍼니(Madison Square Garden Company)CEO였던 태드 스미스(Tad Smith)를 새로운 CEO로 위촉하였다. 2016년 중반에는 중국 보험회사인 타이캉(Taikang)이 소더비 주식의 13.5%를 구매함으로써 소더비의 최대주주가 되었다.

 

스미스 CEO 체제 하에서 소더비는 디지털 경매 분야로의 진출과 함께 다양한 인수합병을 통해 혁신을 시도하였다. 대표적으로 미술품 컨설팅 업체인 아트 에이전시(Art Agency), 미술품 분석 기업인 오리온 아낼리티컬(Orion Analytical), 인공지능 스타트업 쓰레드 지니어스(Thread Genius)를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더비의 주식가치는 하향세였으며 지난 12개월동안 최고 57$에서 34$ 선까지 변동을 거치며 하락해 왔다.

 

그러나 드라히에 의한 소더비 매각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더비의 주가는 60% 이상 폭등한 56$로 상승하였다.

 

컨슈머 엣지 리서치(Consumer Edge Research)의 애널리스트 래이몬드 스토첼(Raymond Stochel)은 드라히의 소더비 인수와 비상장회사 전환은 소더비 내부에서 진행된 변화의 흐름과 궤를 일치하며, 따라서 소더비의 주주들과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3

그러나 비상장회사 전환을 통한 이익은 엄격한 금융적 제약을 벗어나는 것 뿐만 아니라, 이러한 금융적 제약을 관리하기 위해 소모되었던 사내의 인력들을 다른 분야에 집중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기업으로서의 소더비에게 이익을 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공개 기업 구조 하에서 적용되는 엄격한 투자 및 재정 심사 기준을 처리하는 데 활용되어 왔던 행정적 인력과 업무들이 사라지게 되면서 소더비 내의 다른 업무 부서들이 강화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게 된 것이다.

 

한 예로 소더비는 회계구조를 간소화하고 있다. 공개 기업 체제 하에서는 매 분기마다 주주들에게 성과 보고를 해야 하는 압박을 상시적으로 고려해야 했던 반면, 비상장회사 체제로 전환함으로써 장기적 이익과 지속가능성보다는 단기적 이익에 집중된 공격적인 인센티브 전략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비상장회사 체제 전환으로 인한 이러한 모든 이익은, 소유주인 드라히가 이후 어떠한 태도를 취할 지에 따라 달려 있다. 실제로 드라히가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은 소더비의 경우와는 정 반대로 비상장회사에서 기업 공개로 방향을 잡고 있다. 예컨대 드라히의 비상장회사였던 알티스(Altice)2014년 암스테르담 주식시장에서 IPO(주식공개상장)를 실시하였으며, 알티스 USA 또한 2017년 뉴욕증권거래소에 공개 상장되었다.

 

(Dell), 세이프웨이(Safeway), 펙토(Pecto) , 실제로 비상장회사로 전환되었던 공개 기업들이 또다시 공개 상장되는 경우가 드문 것은 아니다. 소더비 역시 1977년 미국의 쇼핑몰 업계의 거물인 A. 알프레드 토브만(A. Alfred Taubman)에 의해 매입된 후 비상장회사 체제로 전환되었다가 1988년 다시 공개 기업 체제로 전환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미국 경제계에서 기업 공개 횟수가 점차 하락하고 있다는 지표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미국 회계법인 EY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공개 기업 수는 19968,000개에서 20154,300개로 급격하게 감소하였으며, 플로리다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매년 실시되는 IPO 역시 동 기간 675회에서 120회로 감소하였다.

 

실제로 현재 미국 경제계의 추세는 기업 공개보다는 인수합병 등을 통해 소유권을 이전하는 방식이 더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전반적인 추세를 고려하였을 때, 드라히의 소유 하에서 소더비의 비상장회사 체제는 상당 기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1. 이 보고서는 글로벌 시장에 관해 보도된 소식을 발췌 및 요약 정리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출처를 참고할 것. 소식의 자료 제공 및 원문 번역자는 유신희(파리 소르본 1대학 재학). 이 소식의 출처는 Eileen Kinsella & Tim Schneider, ‘What the Sotheby’s Sale Means for the Future of the Art Industry—and How It Reflects a Broader Shift in Global Economics’, 「Artnet」, 2019.6.19. https://news.artnet.com/market/sothebys-drahi-private-sale-1577782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