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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미술시장/2019

인쇄물 카탈로그의 종말?

인쇄물 카탈로그의 종말?[각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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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소의 인쇄물 카탈로그에 대한 애착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인쇄물 카탈로그의 효용성이 감소하고 있음이 여러 측면에서 밝혀지고 있다.


우선 인쇄물 카탈로그의 발간 부수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음을 관찰할 수 있다. 2007년 소더비는 총 310회의 경매를 위해 250만부의 카탈로그를 인쇄한 반면, 2017년의 경우 총 334회의 경매에서 110만부의 인쇄물 카탈로그가 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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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전달 및 획득의 도구로서의 가치도 의문시되고 있다. 예컨대 지난 10월 열린 크리스티 런던의 전후 및 컨템포러리 미술품 경매에서 발간된 카탈로그의 경우 56개 경매 품목을 다루고 있는데, 거래조항 제외 371 페이지에 달했다. 또한 세금 관련 사항이나 경매 판매 보증 관련 내용 역시 파악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한편, 인쇄물 카탈로그에는 통상적으로 전문가 비평이 포함되어 있다. 역사적으로 이러한 전문가 비평은 단순히 판매 관련 제반 사항 이외의 역사적, 예술적 맥락을 설명함으로써 더 폭 넓은 정보를 구매자들에게 제공해 왔다.


이러한 전문가 비평은 구매자들이 미술품에 대한 충분한 교양과 정보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트렌드는 이러한 비평보다는 점점 더 사진, 비디오, 팟캐스트나 인스타그램을 통한 감각적인 접근법에 초점을 맞춰가고 있다.


또한 경매사들은 인터넷 카탈로그를 사용할 경우, 하이퍼링크 등의 장치를 통해 다른 시기에 개최되는 경매나 미술품 이외의 경매 품목들을 연동시킴으로써 구매자들에게 인쇄물 카탈로그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측면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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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더비 뉴욕의 미술품 부서 부의장인 어거스트 우라입(August Uribe)은 온라인 카탈로그의 이러한 우월성을 긍정하는 한편, 온라인 카탈로그의 경우 인쇄의 데드라인이라는 실무에서의 애로사항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측면을 강조하였다. 경매 직전까지 새로운 경매 보증인의 개입이나 경매 품목 철회, 예상가 변경, 금융적 이익 등 새로운 정보들을 온라인 카탈로그 상에 실시간으로 추가함으로써 구매자들에게도 실질적인 효용성을 높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카탈로그 온라인화의 반례로는 고미술품이나 여타 틈새시장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시장에서는 경매사 전문가들과 학계 전문가들 간의 경계가 애매하며 두 그룹 모두 자체적인 연구를 진행하기 때문에 카탈로그 자체가 아카데믹한 형태를 취할 수밖에 없다. 동시에 이 시장에 관심을 갖는 구매자들 역시 소수이기 때문에 온라인 카탈로그 전략과 같이 대중적인 마케팅을 실행할 유인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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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컨템포러리 미술시장에서도 인쇄물 카탈로그가 주목받는 경우도 존재한다.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작품 경매의 카탈로그의 경우 정신분석학자 노만 로젠탈(Norman Rosenthal)이 작성한 작가론이 포함된 인쇄물을 발간함으로써 비디오 마케팅과는 다른 형태의 마케팅 전략을 실행하였다.


한편 일부 고객들은 지속적으로 인쇄물 카탈로그에 대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이는 미술시장이 기본적으로 작품에 대한 숭배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쇄물 카탈로그의 비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인쇄물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 가고시안 갤러리나 하우저&위스 갤러리와 같은 대형 갤러리에서는 인쇄물 카탈로그에 대한 대안으로서 자체적으로 고급 작품들을 취급하는 매거진을 발매하고 있다.







  1. 이 보고서는 글로벌 시장에 관해 보도된 소식을 발췌 및 요약 정리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출처를 참고할 것. 소식의 자료 제공 및 원문 번역자는 유신희(파리 소르본 1대학 재학). 이 소식의 출처는 Melanie Gerlis, ‘Have printed auction catalogues had their day?’, 「Apollo」, 2019.02.20. https://www.apollo-magazine.com/printed-auction-catalogues/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