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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미술시장/2018

트럼프 대통령의 ‘문화투쟁’과 미국 예술계의 반발

트럼프 대통령의 문화투쟁과 미국 예술계의 반발

Trump v the art world: from a gold toilet to his latest culture war[각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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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예술 데이터베이스 플랫폼인 Artsy는 미 국무부가 20195월 개최되는 베니스 비엔날레에 미국 대표로 출품할 아티스트를 아직 선정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국제적인 전시회에 출품할 국가 대표 예술가의 선정은 예술가들의 작품 준비 기간을 고려하여 전시회 개최 1년 전에 결정되지만, 올해의 경우, 8월 현재까지도 선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Artsy에 따르면, 이러한 상황에서 국무부 관료들과 예술 전문가들은 친-트럼프 예술가로 알려진 존 맥너튼(Jon McNaughton) 혹은 스콧 로바이도(Scott LoBaido)를 선정하기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너튼은 극우 예술가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제기 장소로 주목받았던 NFL 경기장을 배경으로 하여 누더기가 된 성조기를 끌어안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초상화(작품명: <Respect the Flag>)를 발표하여 예술계에 정치적인 물의를 일으키기도 하였다. 

 

자칭 애국 예술가로바이도의 경우 성조기 문양의 T(TrumpT를 상징) 대형 조형물로 유명하다. 

 

이와 관련하여 미 국무부 예술외교 프로그램의 전 수석 큐레이터였던 버지니아 쇼어(Virginia Shore)는 트럼프가 예술의 의미를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보수주의 예술의 발흥을 경고하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미국 대표였던 마크 브래드포트(Mark Bradford)의 전시를 기획했던 큐레이터 크리스토퍼 베드포드(Christopher Bedford) 역시 자유주의적인 할리우드 유명인사들 및 반-트럼프 예술 커뮤니티 등 자신에 대한 반대세력에 공공연한 적의를 드러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자유, 평등, 정의로 대표되는 비엔날레의 근본 정신에 위배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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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예술계는 다양한 형태로 대통령에 대한 저항을 표현해 왔다.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는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유행어인 패배자(loser)”라는 단어를 트럼프의 얼굴 사진에 합성한 2016년의 <New York> 잡지 커버를 제작하였으며, 주디스 번슈타인(Judith Bernstein)은 남근 이미지와 함께 트럼프의 모습을 배치한 <Money Shot Blue Balls>라는 작품을 발표하였고, 아월 에리즈쿠(Awol Erizku)는 흑인저항단체인 흑표당의 이미지와 성조기를 결합한 <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는 표제의 연작을 발표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한 도시에서 열린 친 나치 집회에 대해 애매한 대처를 취하자 트럼프 대통령의 예술 및 인권 위원회에 속해 있던 16명의 미술가, 작가, 건축가들이 총 사퇴를 하기도 하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관저에 비치할 용도로 반 고흐의 작품을 요청했을 때, 구겐하임 미술관은 이 요청을 거절하고 대신에 18캐럿 순금 변기를 제안하기도 하였다. 

 


3

예술계와의 이와 같은 끊임없는 갈등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및 2019 예산안에서 미국예술재단(National Endowment for the Arts)과 미국인문학재단(National Endowment for the Humanities)에 배정된 예산을 큰 폭으로 삭감하는 등의 조치로 보복했다. 

 

특히, 두 재단에 대한 이러한 예산 삭감 조처는 80년대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다. 1981년 집권한 레이건 대통령 역시 미국예술재단 및 인문학재단을 재정적으로 고사시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만 관련 업종 단체들의 로비로 번복하게 되었다. 

 

재단을 통해 국고지원을 받는 예술작품들에 대한 논쟁을 중심으로, 두 재단을 둘러 싼 문화적 냉전은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20여 년 전 보수주의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은 미국예술재단을 문화적 엘리트주의자들의 무기고이자 다문화주의의 급진적 바이러스에 오염된 곳으로서 비판하였으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미군 상이용사에 대한 예술치료 사업 등을 제안하고 지원하였다. 

 

미국예술재단 및 인문학재단, 베니스 비엔날레 등의 이슈를 중심으로 예술계와 국가주의의 관련에 대한 논쟁과 문화계의 당파성에 대한 논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 2018-07-30 「The Guardian」 Jake Nevins https://www.theguardian.com/artanddesign/2018/jul/30/how-the-art-world-got-embroiled-in-trump-culture-war-venice-biennaletrump-v-the-art-world-from-a-gold-toilet-to-an-empty-venice-pavilion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