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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미술시장/2018

예술 시장 투자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금융 기법의 모색: 블록체인, 토큰화, 예술작품 펀드

예술 시장 투자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금융 기법의 모색: 블록체인, 토큰화, 예술작품 펀드

How Financial Products Drive Today’s Art World[각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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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한 가격 상승을 통해 수많은 투자자들이 예술품 시장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술품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가격 평가를 둘러싼 복잡성과 불투명성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시장 참여를 망설이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가들은 예술품 시장의 비효율성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새로운 종류의 금융상품, 특히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보안된 기록장부 기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지니고 있는 투명성을 은행업, 보험업을 넘어서 예술 시장에 도입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크리스티의 사진작품 전문가인 앤 브레이스지들(Anne Bracegirdle)은 크리스티 경매소의 첫번째 예술과 기술 컨퍼런스(Art & Tech Summit)’에서 더 많은 투명성은 더 많은 신뢰를 의미하며, 더 많은 신뢰는 더 많은 거래를, 더 많은 거래는 궁극적으로 더욱 활성화되고 강력한 시장을 의미한다고 발언하며 블록체인 기술의 도입을 옹호했다. 

 

브레이스지들은 블록체인 기술의 탈중앙화된 거래기록 시스템을 통하여 수집가들과 예술품 전문가들이 작품의 진위여부 및 소유권 확인 작업을 보다 용이하게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크리스티의 이번 컨퍼런스에서 발의된 그녀의 의견은 컨퍼런스에 참여한 30여명의 패널들의 의견 중 블록체인 기술에 가장 긍정적인 의견이었다. 동시에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회의적 시각 역시 발의되었다. 대표적으로, 회계 및 금융 서비스 사업체인 델로이트(Deloitte)의 블록체인 전문가인 세바스찬 젠코(Sébastien Genco)는 예술작품에 관련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국제 투자액 수준이 매우 낮음을 지적했다. 

 

크리스티 컨퍼런스에서 젠코는 예술 시장이 블록체인 기술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이유라는 표제로 발표를 진행하였으며, 그는 이 발표에서 테크놀로지에 대한 낮은 포용력, 제한된 협업, 각종 거래 절차들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신뢰 저하 등을 이유로 들어 블록체인 기술이 예술작품 거래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 전망했다. 

 

크리스티 컨퍼런스에서의 회의 결과, 참석자들은 예술품 거래 과정에서의 진위여부, 출처, 소유권 확인과 관련된 블록체인 기술의 잠재력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예술작품 담보 대출과 관련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런던의 사업체인 오버스톤(Overstone)의 최고경영자 하르코 반 덴 외베르(Harco van den Oever)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고객들에게 정보의 신뢰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며,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보안된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함으로써 단순히 서류에 의존하는 것보다 더 큰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거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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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디지털 예술작품(Digital art)’이라는 분야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이 게임체인저로서 역할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암호화폐를 통한 예술작품 판매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업체인 레어 아트 랩스(Rare Arts Labs)의 대표인 존 제틀러(John Zettler)에 따르면, ‘디지털 예술작품이란 복제 및 배포가 무한대로 가능한 컴퓨터 파일의 형식을 띄고 있는 예술작품을 의미하는데, 블록체인의 소유권 보증 기술을 통하여 무제한적 배포가 가능한 디지털 예술작품에 희소성을 부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뉴욕의 크립토펑크(CryptoPunks)에 의해 제작된 10,000작의 디지털 예술작품들의 개별 가격은 이더리움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소유권 보증 기술을 통하여 14천 달러로 평가되었으며, 또다른 사례로 거래가능한 가상 고양이들로 이루어진 크립토키티(CryptoKitties)라는 디지털 예술작품의 블록체인 거래 네트워크에는 25만 명 이상의 사용자들이 등록되어 있으며 2,500만 달러 규모의 거래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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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디지털 예술작품과는 반대로 실제 예술작품의 거래가치를 기반으로 암호화폐에 가치를 부여하는 이른바 토큰화(tokenization)’ 실험 역시 진행 중이다. 암호화폐를 통해 개별 예술작품을 부분적으로 거래하는 시스템을 개발한 스타트업 업체 룩 래터럴(Look Lateral)은 이러한 암호화폐를 발매하였는데, 해당 암호화폐의 토큰 하나하나는 암호화폐 가치의 기반이 된 해당 예술작품 가격의 일정 퍼센테이지를 반영하고 있다. 

 

룩 래터럴의 창립자인 니콜로 필리포 베네리 사보이아(Niccolò Filippo Veneri Savoia)에 따르면 이러한 토큰화및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예술작품 하나를 분절화시켜 거래함으로써 시장의 규모 및 유동성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룩 래터럴의 시도와 같은 이러한 토큰화실험은 부분적·분절적 거래가 이루어지는 와중에도 일정 정도의 가치가 유지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퀄리티가 보장된 예술작품을 필요로 한다. 이처럼 안정적인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예술작품은 예술 시장에서 보통 블루칩 작품으로 분류되며, 부유한 개인 수집가들의 독점적인 거래 대상이 될 뿐, 파인테크 스타트업의 실험대상이 되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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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통한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는 한편에서, 거래경험이 풍부한 뉴욕의 수집가 피터 브랜트(Peter Brant)와 유나이티드 텔런트 에이전시(United Talent Agency: UTA)UTA 브랜트 파인 아트 펀드(UTA Brant Fine Art Fund)라는 명칭의 매우 신중한 형태의 예술작품 펀드 상품을 고안해 냈다. 해당 펀드의 경우 최고 수준의 전후 및 컨템포러리 예술작품에 투자될 25천만 달러의 투자 기금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브랜트 본인과 UTA의 공동창립자 짐 베르쿠스(Jim Berkus), UTA 파인 아트 분과 책임자 조슈아 로스(Joshua Roth)로 구성된 매니지먼트 팀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선정된 투자 대상 작품들에 대한 5년에서 7년 간의 투자 기간을 요구한다. 해당 펀드에 참여하기 위한 최소 투자 금액은 1백만 달러로 책정되었다. 

 

2000년도부터 시도되었던 이러한 형식의 고정기간 예술작품 투자 모델은 미국의 펀우드 아트 인베스트먼트(Fernwood Art Investments)나 인도의 오시안 아트 펀드(Osian Art Fund) 등 다수의 실패사례를 발생시키면서 주춤해진 상황이다. 

 

UTA 브랜트 펀드는 이러한 투자실패 사례를 극복하기 위하여 런던의 파인 아트 그룹(Fine Art Group)이 최근에 실행했던 투자전략, 즉 경매소를 활용하여 추가적인 수익과 작품 구입을 보증 받는 전략을 벤치마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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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작품 펀드, 토큰화, 디지털 예술 등 다양한 투자 모델들은 투자자들의 금융적 수익만을 고려한 것이며, 예술작품 실물의 직접적인 보유와는 관련이 없다. 소더비의 컨퍼런스에서 런던 서펜틴 갤러리(Seprpentine Galleries)의 아티스트 기획자 한스-울리히 오브리스트(Hans-Ulrich Obrist)는 점점 더 금융화 되어가는 예술시장의 양상을 지적하며, 예술 시장의 기반은 예술작품을 생산하는 예술가들임을 강조한다. 







  1. 2018-07-20 「New York Times」 Scott Reyburn https://www.nytimes.com/2018/07/20/arts/blockchain-fintech-art-funds.html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