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백만 달러 논란의 중심에 다시 선 로버트 인디애나의 'LOV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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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LOVE)>의 소유자는 누구인가? 이 질문은 로버트 인디아나의 사망 바로 전 날, 모건 아트 파운데이션(Morgan Art Foundation)이 작가의 작품들을 두고 제기해 지금까지 이어져 온 뜨거운 법정공방의 중심에 있다. 최근 이 사건의 피고이자 뉴욕 소재 출판사인 아메리칸 이미지 아트(American Image Art)의 설립자인 마이클 맥켄지(Michael McKenzie)는 모건 사에 대해 “역사상 최악의 미술 사기 중 하나(one of the most massive art frauds in history)"를 벌였다는 혐의로 맞소송을 시작했다. 4월 23일, 맥켄지가 사건의 담당 판사에게 보낸 편지에는 <러브>가 1964년 처음 공공장소에 설치된 때부터 지금까지 대중에게 소속된 작품이었으며, 모건 사가 지금까지 총 100백만 달러(한화 약 1,231억 원) 2 가치에 이르는 1,000여개의 조각품에 대해 부당한 방식으로 소유권을 주장해왔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모건 사는 <러브>의 디자인과 복제에 관한 두 개의 연방상표를 등록했다. 맥켄지는 이 상표들에 대해서도 무효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그는 이들이 부당하게 취득한 것으로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는 “작가가 이미 수십 년 전에 작품과 관련된 모든 지적재산권을 포기했고, 그는 이 작품이 대중의 것이라는 의미이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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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애나는 1964년, 이 작품의 완성작에 거의 가까운 드로잉을 그렸다. 1년 뒤, 이 드로잉 이미지는 뉴욕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의 크리스마스 카드에 인쇄되었다. 맥켄지는 이때도 인디애나는 저작권 행사를 원하지 않았다고 설명하며, 1966년, 스테이블 갤러리(Stable Gallery)에서 개최한 전시에서 작가가 <러브> 이미지 포스터에 저작권 상표를 붙이지 말자고 주장한 것을 예로 들었다. 맥켄지는 “그는 자신의 미술품에 저작권 상표가 붙는 걸 싫어했다"고 덧붙였다.
<러브>의 디자인은 그 이후로 커피 머그잔에서부터 토트백까지 모든 곳에 인쇄되었다. 그러나 작가는 이로부터 거의 이득을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언론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인디애나는 2012년, 아트 뉴스페이퍼(Art Newspaper)와의 인터뷰를 통해 “작가활동 내내 나는 <러브>에 매여 있었다. 그것이 나를 미술계에 자리잡게 했다"면서 동시에 “그렇지만 그 작품은 나에게 깊은 고통과 슬픔, 끊임없는 사기와 불화를 선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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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켄지는 <러브>에 대한 사기행위들이 이 작품의 가치를 불필요하게 과장해왔다고 주장한다. 맥켄지는 2008년, 인디애나와 함께 이 작품과 유사한 <희망(Hope)>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모건 사는 1999년, 작가와 맺었던 두 차례의 합의에 기초해 계속해 소유권을 주장 중이다. 하나는 1960년부터 2004년까지 작가가 제작한 모든 이미지와 조각에 대한 저작권과 상표권을 모건 사에 양도하며 모건 사가 이미지의 복제 및 판매에 대한 독점권을 갖는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모건 사가 <러브>를 포함한 몇몇 조각들의 제작과 판매를 독점한다는 내용을 기반으로 한다.
모건 사를 대표하는 로펌 퀸 에마뉴엘 우어쿼트 앤 설리번(Quinn Emanuel Urquhart & Sullivan) 측은 맥켄지의 맞고소에 대해 법적으로 모순되며, 그에게 부과된 혐의를 벗으려는 노력에 불과하다고 평했다. 모건 사가 처음 진행했던 소송은, 인디애나의 전 관리인인 제이미 토마스(Jamie Thomas)를 피고로 하였다. 이때 모건 사는 토마스가 노년의 인디애나를 사회로부터 유리시킨 채, 맥켄지로 하여금 모사작을 제작 및 판매해 30백만 달러(한화 약 369억 3,000만 원) 가량의 수익을 올렸다는 혐의였다. 로펌 측은 모건 사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동영상 등 다양한 증거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 영상 증거에는 맥켄지의 스튜디오에서 어시스턴트가 인디애나의 서명을 기계로 복제하는 장면이 등장하며, 또 다른 영상에는 인디애나 자신이 맥켄지가 통제 불가능 상태라고 말한 모습이 담겨 있다고 전해진다. 토마스와 맥켄지는 이 모든 주장에 반대하였다. 2019년 7월, 판사는 맥켄지가 모건 사가 인디애나에게 충분한 보상을 하지 않았다며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 이 보고서는 글로벌 시장에 관해 보도된 소식을 발췌 및 요약 정리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출처를 참고할 것. 소식의 자료 제공 및 원문 번역자는 박정선(파리 소르본 4대학 재학). 이 소식의 출처는 Annie Shaw, ‘Robert Indiana’s LOVE at centre of new $150m fraud claim’, 「The Art Newspaper」, 2020.4.29. https://www.theartnewspaper.com/news/robert-indiana-s-love-at-centre-of-new-usd150m-fraud-claim [본문으로]
- 한화는 2020년 4월 23일 최종고시환율(매매기준율)을 적용하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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