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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미술시장/2020

[시장관찰] 홍색경전, 소리없이 컬렉터들의 블루칩이 되다 (【市场观察】红色经典,悄悄成为收藏蓝海)

[시장관찰] 홍색경전, 소리없이 컬렉터들의 블루칩이 되다 (【市场观察】红色经典,悄悄成为收藏蓝海)[각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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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 10, 마오쩌둥이 상간변계당(赣边界党) 2차 대표대회를 위해 작성한 결의문 「중국의 홍색정권은 어떻게 존재할 수 있었나(国的红色政权为什么能够存在)」에서 홍색과 혁명이 처음으로 연관되어 언급된 뒤로, 홍색의 함의는 풍부하고 다양해졌으며 점차 장엄한 정치적 색채로 인식되게 되었다. 이때부터 홍색은 중국에서 때와 장소에 따라 각기 다른 생명력을 지니고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었고, 각기 다른 사회의 구석구석까지도 그 의미가 침투했다. 중국의 현대미술 또한 개혁개방의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에 신중국이 지배했던 194979년의 30년 동안 홍색경전이라는 특수한 유형의 예술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홍색경전’을 되돌아 볼 때, 그것이 지닌 모종의 정치적 선전의 기능 때문에 작품 그 자체에 대해서만 토론하고자 할 때에도 여러 논쟁의 소지를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예술사에 있어서 어떤 한 짧은 시기의 ‘소역사’와 시대적 ‘대역사’에 거대한 변화가 있었던 격동의 30년을 거치면서 낭만화된 도상은 역사적 함의를 지니게 되었고, 이들은 중국 사회의 정치적 변천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의 특수한 예술적 가치는 1990년대에 중국의 미술시장에서 대지진과도 같은 엄청난 호응을 이끌어냈고, 그때부터 ‘홍색경전’은 컬렉팅의 중요한 한 장르로 자리를 잡게 되었으며 이 부문에서 놀랄 만한 경매 기록을 세운 미술가들이 적지 않다. 


그림 1. 가장 잘 알려져 있는 홍색경전 작품 동시원(董希文)의 <개국대전 开国大>


소위 홍색경전이란 194979년에 창작된, 현실주의 기법을 사용하여 중국 혁명 역사에 관한 또는 중국 사회주의 건설에 관한 내용을 소재로 그린 작품을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신중국미술경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표작으로는 <홍군이 초원을 지나다(红军过草地)>, <정강산에 집결하다(冈山会师)>, <개국대전>, <마오주석이 안위엔에 가다(毛主席去安源)> 등이 있다. 모두 중국인의 집단 무의식 속에 각인되어 있는 작품들이다.


홍색경전은 비교적 초기에 미술시장에 진입했음에도 그 스타팅포인트는 높았다. 중국 본토의 미술품 경매시장에 이들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95년으로, 그해 차이나가디언에서 <마우주석이 안위엔에 가다> 6.05백만 위엔(한화 약 5 6,241만 원)[각주:2]에 낙찰되며 이 부문 경매의 포문을 열었다. 이 도상은 지금까지 9억 장 이상 인쇄되었다고 한다.


지난 20년 동안 미술시장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홍색경전의 가격은 199597, 20035, 200912년 등 총 세 번의 시기를 거치며 대폭 조정되었다. 2005, 천양닝(陈衍宁) <마오주석이 광동 농촌을 시찰하다(毛主席视察广东农村)>10백만 위엔(한화 약 12 4,460만 원)[각주:3]이 넘는 금액에 거래되었고 2011년 리커란(李可染) <장정(长征)>100백만 위엔(한화 약 169 4,600만 원)[각주:4]을 넘겼는데 이 때가 세 시기의 분기점이다. 경매에 부쳐진 작품의 수량과 낙찰률은 2010년에 최고점을 찍었고, 이때 홍색경전 작품의 인기는 하나의 열풍 현상과도 같아서 미술시장 전체의 오름세를 선도했고 다수의 투자자와 미술가를 시장으로 끌어들였다.


홍색경전을 수집하는 주요 컬렉터들은 두 집단으로 구별된다. 첫째는 60년대 전후에 출생한 세대 중 경제력이 뒷받침되는 기업인들이다. 이들은 홍색 경전의 도상들을 보며 자신들의 성장사를 되새기며, 민족의 문화적 가치에 투자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한 부류는 미술관을 세우려 하는 개인들 또는 홍색경전 부문의 작품을 수집해야 하는 미술관과 박물관이다. 중국에서 최근 민영미술관 건립 열풍이 불었기 때문에 이 부문의 작품을 시장에서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미술품 경매시장이 나날이 확대 발전함에 따라 간간히 작품이 시장에 유입되기도 한다.


홍색경전 미술작품의 소장과 투자에 있어서 관건은 작품이 지닌 역사 문화 및 학술적 가치이다. 유명 미술가의 작품이거나 당시에 유명 전시에 참여했거나 다량으로 인쇄 복제되는 등 일정한 사회적 효과를 거둔 작품이어야만 하는 것이다. 작가가 유명할수록, 작품의 인지도가 높을수록 소장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지난 20여 년 동안 홍색경전 부문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작품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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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화 부문


2012년 베이징폴리 춘계 경매에서 리커란(李可染)의 <만산홍편(万山红遍)>(1964)이 294.25백만 위엔(한화 약 502억 2,848만 원)[각주:5]에 거래되며 작가의 작품 경매 거래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이 작품은 마오 주석의 시구 “온 산이 붉어져 숲까지 물들인 것을 보았네(看万山红遍层林尽染)”에서 착안한 작품으로 작가가 자주 쓰는 홍색으로 완성한 산수화이다. 모두 붉은색으로 묘사된 산과 강은 한 시대의 시작을 상징한다. 리커란은 청 고종의 주사에서 영감을 받아 홍색으로 화면을 가득 채웠는데 이로써 작품의 전기적 성격이 더 강화되어 근현대 중국화의 역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게 되었다. 


그림 2. 쉬베이홍, <구주무사락경운>


2011년 베이징 폴리의 추계 경매에서는 1951년 완성된 쉬베이홍(徐悲鸿) <구주무사락경운(九州无事乐耕耘)>(그림2) 206.68백만 위엔(한화 약 380 8,906만 원)[각주:6]에 거래되어 작가의 작품 경매 거래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 작품은 1996년 차이나가디언에서 1,925,000위엔(한화 약 1 9,583만 원)[각주:7]에 거래되며 당시 중국미술 작품의 거래 최고가를 새로 쓴 바 있는데, 11년이 지난 후 작품의 가격이 130배 뛴 것이다. 이 작품은 쉬베이홍과 궈모러(郭沫若) 두 애국문인 사이의 두터운 우의를 표현하는 작품으로, 신중국 건설을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온갖 고생을 다 한 두 사람의 애환이 녹아들어 있는 작품이다.


2011년 베이징 한하이 가을경매에서는 푸바오스(傅抱石) <마오주석 사의첩(毛主席诗意册)> 230백만 위엔(한화 약 423 8,670만 원)[각주:8]에 거래되어 푸바오스의 서화작품 경매거래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이 작품은 푸바오스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그의 예술 생애 최후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구도에서 변화가 다양하고 색상이 특히 아름다우며 낭만주의적 색채가 강하고 시적 정취가 느껴진다는 점에서 중국 근현대 회화사의 명작으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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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 부문


 2003년, <전쟁터에 핀 국화의 향이 유달리 짙다(战地黄花分外香)>(1977)(그림3)가 차이나가디언에서 3.52백만 위엔(한화 약 5억 737만 원)[각주:9]에 거래되며 우쭈어런(吴作人)의 유화작품 경매 거래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10년 후 2013년, 이 작품은 다시 경매에 부쳐져 80.5백만 위엔(한화 약 139억 879만 원)[각주:10]에 거래되었는데 현재까지 홍색경전 유화작품 중 최고가에 거래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1977년 9월 마오주석 서거 1주년을 기념하여 제작되었다. 우쭈어런은 마오 주석이 1929년 중양절에 쓴 글 「뽕잎을 따다, 중양(采桑子·)」에서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완성했다고 한다. 


그림 3. 우쭈어런, <전쟁터에 핀 국화의 향이 유달리 짙다>


2007년 천이페이(陈逸飞) <황하송(黄河颂)>(1972) 40.32백만 위엔(한화 약 51 4,161만 원)[각주:11]에 타이캉(泰康)회사에 팔리면서 당시 중국 본토 유화작품 경매거래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 작품은 1977년 《전군미술전(军美术展)》에서 처음으로 공개되어 미술계의 폭넓은 관심을 받았던 작품으로, 천이페이 또한 가장 만족스러운 작품으로 손꼽는 작품이다.


2012, 홍색경전의 걸작 <혁명의 높은 이상이 하늘에 닿다(革命理想高于天)> 40.25백만 위엔(한화 약 68 7,068만 원)[각주:12]에 롱미술관(龙美术馆)에 팔리면서 션샤오이(尧伊)의 작품 경매 거래 최고가가 경신되었다. 작가는 청년시절 홍군(紅軍) 2 5천 리 장정(長征)에 감명을 받아 그 정신을 기념하기 위해 이 작품을 3개월 만에 완성했다고 한다.







  1. 이 보고서는 중국 미술품 경매 시장에 관해 보도된 소식을 발췌 및 요약 정리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출처를 참고할 것. 소식의 자료 제공 및 원문 번역자는 김새미(베이징사범대학 철학학원 미학전공 박사과정). '【市场观察】红色经典,悄悄成为收藏蓝海’, 「雅昌分析师」, 2020. 9. 30. https://news.artron.net/20200930/n1060258.html [본문으로]
  2. 한화는 1995년 12월 29일 최종고시환율(매매기준율)을 적용하였다. [본문으로]
  3. 한화는 2005년 12월 30일 최종고시환율(매매기준율)을 적용하였다. [본문으로]
  4. 한화는 2011년 12월 30일 최종고시환율(매매기준율)을 적용하였다. [본문으로]
  5. 한화는 2012년 12월 31일 최종고시환율(매매기준율)을 적용하였다. [본문으로]
  6. 한화는 2011년 12월 30일 최종고시환율(매매기준율)을 적용하였다. [본문으로]
  7. 한화는 1996년 12월 31일 최종고시환율(매매기준율)을 적용하였다. [본문으로]
  8. 한화는 2011년 12월 30일 최종고시환율(매매기준율)을 적용하였다. [본문으로]
  9. 한화는 2003년 12월 30일 최종고시환율(매매기준율)을 적용하였다. [본문으로]
  10. 한화는 2013년 12월 31일 최종고시환율(매매기준율)을 적용하였다. [본문으로]
  11. 한화는 2007년 12월 31일 최종고시환율(매매기준율)을 적용하였다. [본문으로]
  12. 한화는 2012년 12월 31일 최종고시환율(매매기준율)을 적용하였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