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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미술시장/2020

역사상 첫 ‘흑인 미술' 옥션하우스의 등장

역사상 첫 '흑인 미술' 옥션하우스의 등장[각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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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미술가의 작품만을 거래하는 옥션하우스가 신설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인디애나폴리스에 자리한 이 흑인 미술 옥션하우스는 5 16일 토요일, 19세기부터 21세기 흑인 작가의 미술품을 판매하는 첫 경매를 실시한다. 이 경매는 주로 미국 내 유명한 흑인 미술가들의 작품을 다룰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 내 첫 흑인 미술 전문 옥션하우스의 설립자인 톰 페그(Thom Pegg)는 세인트 루이스에 위치한 타일러 파인 아트 갤러리(Tyler Fine Art Gallery)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그는 이번 기회를 통해 지금껏 미술계에서 주요하게 다뤄지지 않은 미술사의 한 부분인 흑인 미술에 대한 컬렉터들의 관심이 늘어나길 바라고 있다. 그는오직 아프리카계 미국 작가들의 작품만을 거래하는 옥션하우스의 신설은 흑인 미술가들의 양식과 주제의식을 고려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줄 것이라며 기대를 표했다.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Art Institute of Chicago), 휴스턴 순수미술박물관(Museum of Fine Arts Houston) 등 미국 내 주요한 미술관에 아프리카계 미국 작가들의 작품을 판매해온 페그는 이제 미국 내 다양한 지역에서 흑인 미술 경매를 열 수 있길 희망하고 있다.




이번 경매에서 높은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되는 작품들은 주로 20세기 중반의 추상미술 회화들이다. 특히 미국의 화가인 알마 토마스(Alma Thomas)의 두 작품은 예상가가 4만 달러─8.5만 달러(한화 약 4,932만 원─1 481만 원)[각주:2]로 책정되었다. 오는 2021, 버지니아 주의 크라이슬러 미술관(Chrystler Museum of Art)에서 회고전 개최가 계획된 토마스의 작품은 컬렉터 뿐 아니라 큐레이터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19 11월 경매에서 그의 1970년 작은 2.6백만 달러(한화 약 31 502만 원)[각주:3]에 거래되며 작가의 최고 거래가를 갱신했다.[각주:4] 새로운 흑인 미술 전문경매의 파트너이자 역시 인디애나폴리스에서 활동하는 갤러리스트인 크리스토퍼 웨스트(Christopher West)는 알마 토마스 외에도 이번 경매에 출품하는노만 루이스(Norman Lewis), 샘 길리엄(Sam Giliam), 에드 클락(Ed Clack) 등이 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 시작한 작가들"이라고 발혔다. 코비드-19의 대유행 속에서 수많은 옥션하우스들이 문을 닫고 다수의 경매가 취소되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필립스의 뉴욕 경매에서 클락의 1978년작은 예상가의 2배인 46 2,500달러(한화 약 5 4,089만 원)에 거래되며 작가의 최고 경매 거래가를 갱신하는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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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술품 경매 분야에서 흑인 작가들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지는 현상을 두고 몇몇의 흑인 작가들은착취적인 현상"이라며 비판하기도 한다. ‘알시(Artsy)’와의 인터뷰에서 차발라라 셀프(Tschabalala Self)는 자신이 최근 경매에서 거둔 성공은무취향이 전시된 결과(tasteless spectacle)”에 불과하며, 경매라는 행위 자체가 노예제를 연상시킨다며 강하게 비판하였다. 그런가 하면 지난 몇 년간 진행되어온 하워드나 핀델(Howardena Pindell)의 법정 공방의 경우도 최근 경매에서 드러나는 흑인 미술에 대한 관심의 증대와 관련이 있는데, 핀델은 그의 전 딜러가 자신의 작품을 거래하는 과정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심지어는 작가에게 판매금액을 제공하지 않은 일도 있으며, 이때 작가가 흑인이라는 점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옥션하우스의 설립자인 페그 역시 백인이며, 그는 이와 같은 흑인 미술가들의 비난을 강하게 반박하였다. 그는 이 옥션의 목적은 거래가의 큰 변동폭을 지니는 젊은 작가들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영향을 미친 흑인 미술가에 집중하며, 나아가 미국 내 흑인 미술가들을 역사화 - 미술사 속에 맥락화하는 것이라 밝혔다.


페그가 주장하는 바는 대부분의 옥션하우스들의 목표와는 차이가 있다. 페그는이 옥션을 통해 관객들이 지금까지는 여기저기서 따로 다루어지던 작품들을 한 군데 모아서 볼 수 있게 될 것이고, 이를 통해 미국 내 흑인 미술가들의 주제 의식이나 양식의 변화를 시대별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특정한 작가들 뿐 아니라 미술가 집단들에 대한 이해도 가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모든 작품을 흑인 미술가의 작품으로 구성할 경우에 관객들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 "이라고 희망했다.


이 경매의 파트너인 웨스트 역시 이 옥션은 역사 속에서 지금까지 주변부 존재로 무시되어 왔던 미술가들을 소개하려는 목적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미술시장은 이제서야 이들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있다"이들이 오직 그들의 인종만을 이유로, 그들과 동시대에 활동했던 백인 작가들에 비해 무시되어 왔다"고 말했다. 그는현재 경매에서 보여지는 몇몇 흑인 작가들 작품 거래가의 어마무시한 성장은 컬렉터들이 이들 작품이 매우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같은 시대의 다른 미술가들에 비해 가격대가 낮게 형성되어 있다는 점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라며, 현재 시장에서 흑인 미술가 작품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는 이유를 예측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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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매에 포함된 몇몇 작가들은 현재까지 미술계에 알려진 바 없는 인물들이다. 미시시피 출신 풍경화 작가인 그래프톤 타일러 브라운(Grafton Tyler Brown) 1900년대 풍경화의 예상 거래가는 십만 달러에서 15만 달러 사이로 책정되었다. 또한 1943, 뉴욕현대미술관 모마(Museum of Modern Art)의 기획전 <젊은 흑인 미술(Young Negro Art)>에 작품을 소개했던 벽화가 존 비거스(John Biggers)의 작품 역시 새로이 소개된다. 페그는 이번 옥션을 통해 저평가된 미술가들을 컬렉터와 주요기관에 소개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흑인 미술의 역사화를 위해서는 서로 떨어진 사건, 작가들을 하나의 맥락 속에 연결해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이러한 목표를 위해서는작가의 사진을 보여주는 것과 같이 아주 작은 일이라도 결코 사소하지 않다", “관객들이 이들[흑인작가들]의 얼굴을 보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1. 이 보고서는 글로벌 시장에 관해 보도된 소식을 발췌 및 요약 정리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출처를 참고할 것. 소식의 자료 제공 및 원문 번역자는 박정선(파리 소르본 4대학 재학). 이 소식의 출처는 Angelica Villa, ‘In a First, Auction House Devoted Solely to Black Art Is Launched by Indianapolis Dealer’, 「Art Market Monitor」, 2020.5.15. https://www.artmarketmonitor.com/2020/05/15/in-a-first-auction-house-devoted-solely-to-black-art-is-launched-by-indianapolis-dealer/ [본문으로]
  2. 한화는 2020년 5월 15일 최종고시환율(매매기준율)을 적용하였다. [본문으로]
  3. 한화는 2019년 11월 13일 최종고시환율(매매기준율)을 적용하였다. [본문으로]
  4. 알마 토마스의 은 2019년 11월 13일 크리스티 뉴욕경매에서 USD 2,655,000(한화 약 31억 502만 원)에 거래되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