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미술시장/2020

위조 서예작품 집중 탐구: 100점의 위작과 1점의 진품

위조 서예작품 집중 탐구: 100점의 위작과 1점의 진품

(【艺术3·15】聚焦书法造假100件假货与1件原作!)[각주:1]




1

서예작품의 위조품에 대해 일찍이 치공(启功) 선생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잘 쓴 것은 가짜이고 잘 못 쓴 것이 진짜이다!” 


이 농담에 깃든 겸손함은 한편으로는 무력감을 느끼게 하는데, 왜냐하면 이 말이 서예 시장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진짜와 거의 구별되지 않는 감쪽같은 위작을 만들어내는 모사의 고수들이 언제나 있었다. 북송의 화가·서예가인 미불(米芾)이나 삼국시대 위나라의 명장이자 서예가인 종회(钟会)의 작품 등을 베낀, 뛰어난 서예 위작은 모든 시대에 있었는데 이들은 솜씨가 일류일 뿐 아니라 디테일까지 완벽해 가히 절품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러한 위작들에 관한 일화들은 오늘날까지도 전해져 서예사적으로도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 경제시장의 번영기에는 이러한 이야기들이 각색되어 이용되기도 한다.


특히 90년대 미술시장의 부흥기 이후, 막대한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위작 제작 붐이 일었고, 이미 시장에 횡행하고 있는 모조품과 위작들은 이 분야 산업 발전의 원천인 예술가들에게 지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0년 야창예술망과 미술탑뉴스(艺术头条)가 공동 진행하는 <예술 315> 프로젝트는 서예 영역을 집중 탐구, 서예 시장의 위조 실태와 혼란한 실상을 깊이 파헤친다.




2

가짜 서예작품의 중대 재해지역: 근현대부터 컨템포러리까지


2018년 CCTV는 다음과 같은 뉴스를 특종으로 보도했다. 구이저우(贵州) 성 북부의 쭌이시()의 경찰이 공안부의 지휘 아래 유명 서예작품의 위조품을 제조 판매한 일당을 잡아 사건을 해결했다. 치공(启功: 1912~2005), 오양종스(欧阳中石: 1928~), 판청(范曾: 1938~) 등의 작품을 모사하여 위조품을 만든 범죄조직이 적발된 것이다. 이 조직의 주동자인 정모씨는 서예 위작계의 ‘고수’로 알려진 사람으로, 특히 앞서 말한 세 명필가와 등은 유명 서예가의 작품을 모사하는 기술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 성의 한 상인은 그에게 10백만 위엔(한화 약 16억 6,540만 원)[각주:2]을 지불하고 200여 점의 판청 서예작품 모작을 구입했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준 이 뉴스는 컨템포러리 서예 위작품 제작 현상의 일부분을 보여줄 뿐이다.


그림1. CCTV 화면 캡처


최근 우리는 10명의 서예 작가 및 컬렉터를 모아 서예시장에 대한 연구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의 관찰과 분석을 통해 서예 시장의 혼란한 실상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이번 전문가 연구조사를 진행하면서 드러난 사실은 서예 위작 제조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부문은 근현대 서예이고 그 중에서도 치공, 위요우런(于佑任), 린산즈(林散之), 오양종스 등 서예가의 작품이 많이 위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모작이 과연 얼마나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인가?

그 통계를 낼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컬렉터 이선생은 말한다

이렇게 유명한 서예가들의 진품은 그 수가 극히 적다. 그러나 미술시장에서 그들의 작품에 대한 수요는 매우 많기 때문에, 위작의 비율이 상당히 높을 것이라 생각한다. 십 수 장 또는 수 백장의 치공을 작품을 보았을 때 그 중 한 장이 진품이라면 다행으로 여겨야 할 정도이다.”

이제 여든을 바라보는 서예가 지화창(纪怀昌선생은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90년대부터 베이징의 유리창(琉璃)이나 판쟈위엔(潘家) 등의 서화 시장에서 치공, 오양종스, 류빙슨(刘炳森), 판청 등 서예 대가들의 작품이 잘 팔리기 시작했다. 그때 노점상에는 이들의 작품 수 십 또는 수 백장이 깔려 있었고 가격은 한 점에 15~20위엔에 불과해 미술작품 행상인들은 한번에 십 수장, 나아가 수 십장을 구입했다. 당시는 서화 미술시장이 막 형성되고 있었기 때문에 국가에는 관련 정책이 제정되어 있지 않았다.” 


치공 선생의 경우 필체가 강개하기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그의 작품을 모사하는 사람이 수백 수천에 달한다. 기개가 있는 그의 서법을 연구하기가 비교적 쉽고, 치공이 남긴 작품의 수도 비교적 많기에 그만큼 위작도 많다. 일찍이 치공 선생 작품집 작업에 참여했던 한 예술가는 우리 야창예술망에 다음과 같은 속사정을 알려주었다. 2002년 치공 선생 작품집 발간 사전 준비 작업에 참여했을 때 그는 다량의 위작을 보았는데, 10점의 작품을 감정하고 나면 1점만이 진품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위작과 진작의 비율이 10:1이었다면, 18년이 지난 오늘날 그 비율은 더 높아졌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그림2. 치공 작품의 모작


왕 작가가 우리 야창예술망에 들려준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오양종스의 또한 위작의 피해를 가장 많이 보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예전에 나의친구가 4백만 위엔(한화 약 6 6,616만 원)[각주:3]을 지불하고 션핑( 1931~)과 오양종스의 두 작가의 작품 수십 장을 구입했는데, 작품을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면서 그것이 위작임을 알게 되었다. 그는 그 위작들을 가지고 와서 나에게 감정을 부탁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봉투에서 종이를 꺼내자마자, 종이를 펼치기도 전에 그것이 위작임을 알아차렸다. 그렇지만 나는 전문적으로 오양종스의 작품을 다루는 친구를 찾아가 한 번 더 살펴봐 달라 부탁했고, 그 또한 위작이라고 판단했다. 이들을 통해 나는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오양종스의 작품 100점을 보고 1점의 진품을 발견할 수 있다면 행운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림3. 오양종스 작품의 모작


남방의 서예시장에서 위작 문제가 가장 심각한 서예가는 린싼즈(林散之)이다. 1990년대에 난징과 안후이 등지에서 린싼즈의 위작이 다수 발견되었다. 어떤 사람은 출판물에 린싼즈의 대표작품 모작을 싣기도 했고, 어떤 사람은 원작을 복사하여 확대한 뒤 화선지를 위에 올려놓고 그대로 베껴 쓰기도 했다. 린싼즈의 85세 이후 초서 작품만을 전문적으로 위조하는 사람도 있었다. 왜냐하면 이 시기에는 신체 능력의 문제로 인해 그의 작품의 필묵의 기운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공력이 부족한 위조품 제작자들이 바로 이 시기 작품의 모사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그림4. 린싼즈 작품의 위작


최근 난징시에서 드러난 린싼즈 작품의 모방은 진품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수준에 이르렀고, 일부 위작들은 그의 가족들조차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그의 아들 린샤오즈(林筱之) 또한 이렇게 토로했다

시장에 유통되는 위작의 수가 너무나 많다. 컬렉터들은 반드시 자세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한편 린싼즈는 시기별로 서체의 스타일이 다른데 그 위작의 제조 또한 그에 맞게 세밀하게 분업화되어 있다.


사실 200위엔(한화 약 33천 원)만 주면 살 수 있는, 한 눈에 봐도 가짜인 저급 모방품이 경매에 부쳐질 수는 없다. 경매에 부쳐질 수 있는 고급 위작들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고 진품과 구별하기 어려운 위작들이 시장에 한 번 유입되고 나면, 이것이 언제 경매장에 등장해 어떻게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게 된다.




3

컨템포러리 서예가들의 상황은 이보다 좀 나은가?


저명한 서예가 옌공다(言恭达)는 이 한마디로 최근 상황을 일축했다

현재 위작이 너무 많아 천지를 뒤덮고 있다!”

십 수년 전 내가 장쑤성에 있었을 때 다량의 위작들을 발견한 적이 있다. 지금까지도 이러한 상황에는 변화가 없으며, 나 또한 매우 고통스럽다.” 

옌공다는 우리에게 위작에 관한 일화 하나를 들려주었다. 그는 남방의 모 경매사 사장으로부터 자신의 작품 진위 감정을 부탁받았는데, 이 작품은 옌 선생이 매우 만족해하는 작품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단 한 점 밖에 없을 뿐 아니라 그 원작은 자신이 집에 소장하고 있다가 전시가 있어 잠시 외부로 반출을 했는데, 시장에 그와 똑같은 작품이 등장한 것이었다. 이후에 감정을 통해 경매사가 입수한 작품이 높은 수준의 위작인 것으로 밝혀졌다. 일반인은 절대 구분할 수 없다!” 옌 선생이 개탄하며 말했다. 


코우커랑은 자신의 작품이 본격적으로 컬렉팅되기 시작한 때가 2009년에서 2010년 전후이며 2014년부터 다량의 위작들이 등장했다고 설명한다. 서예가 지화이창(纪怀昌)은 비록 최근에서야 서예시장에 규범이 만들어지고 있는 실정이지만 다행히 위작 제작 현상은 전보다 조금 나아졌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가 보기에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작품 중 1/3은 위작이다.


그림5. 야창예술망이 코우커랑(寇克让) 본인의 감정을 통해 진품으로 판명된 작품을 등록한 화면의 모습


장쑤성 국화원(国画院) 원장 짜오쉬청(赵绪成)에 따르면 그의 작품이 언제 어떻게 가짜가 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다

현재의 위작 제조 현상은 우리를 울지도 웃지도 못하게 하고 있다. 어떤 때에는 내가 창작한 적이 없는 작품의 모조품을 발견할 때도 있다. 그런데도 화면 위쪽에 내 이름을 써 놓으면 작품이 팔린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모작이 아니라 완전한 가짜일 뿐이다.”


장쑤성 서예가협회의 부주석이자 서기장인 류찬밍(刘灿铭)은 이렇게 말한다. 

“몇 년 전에 창저우(常州) 경매회와 우장(吴江)의 한 컬렉션 등에서 내 작품의 위작을 본적이 있다. 작년에 또 몇 장의 위작을 보았는데 여러 스타일이 모두 위조되고 있었고 놀랍게도 작은 해서체 작품의 위작도 있었다. 여러 사람이 나에게 사진을 보내서 감정을 부탁하는데 ‘아니다’ ‘가짜다’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다. 나 또한 다른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 그저 지켜보며 헛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예가 초우까오치우(仇高)는 이렇게 말한다

위작을 마주할 때마다 이것이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어 난감하다. 그러나 이들이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먼저 서예가의 이미지에 손해를 입히는데, 작가의 작품 수준이 일정하지 않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시장에서 서예가 작품의 지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전문 서예가의 작품만 위조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컨템포러리 서예가의 작품 또한 위작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그림6. 일부 서예가 작품의 진작 대 위작 비율(단위: %)

출처: 야창예술망 감정 등록


야창예술망의 감정 등록과 예술가 경매작품 인증(CARS)을 통해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공필화로 유명한 허쟈잉의 서예작품 중 위작의 비율은 40%, 왕밍밍의 작품은 14%에 달했고, 송위쟈의 작품 또한 21%가 위작인 것으로 드러났다. 충격적인 것은 루푸셩 작품의 위작 비율은 75%, 한메이린 작품의 위작 비율은 무려 93%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4

위조 서예작품 제작의 지역 판도


“한 지역의 풍토가 그 지역의 사람을 기른다”


는 말처럼, 지역마다 각기 다른 문화와 풍속이 있기 때문에 지역별 서화의 유파 또한 그 특징이 서로 다르다. 작품이 위조되는 지역과 화파의 지역성 또한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번에 진행한 전문가들의 연구조사와 토론을 통해 우리는 각 지역의 특징을 반영한 서예 작품 위작 지도를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2013년 야창예술망은 중국 서예미술 위작 지역성 특징에 관하여 심도 깊은 조사연구를 진행하고 그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위조 서예작품의 지역적 특징은 위조 중국 회화작품의 지역적 특징과 기본적으로 일치한다.




 베이징(北京)

 판쟈위엔(潘家)의 모조품 가격이 가장 싸고 품질도 가장 낮다. 현대 컨템포러리 부문 모조품의 수량이 전국에서 가장 많다.

 톈진(天津)

 톈진의 회화 위작 제조는 중국에서 가장 유명하다. 그 규모도 가장 크고 위작 제조에 종사하는 사람의 수도 가장 많다. 밀집지역은 구러우()이다.

 샨동()

 지난(济南), 화이팡(淮坊), 칭다오(青岛)이 서화 시장이 가장 번화한 곳이다. 현지 화가의 작품 위조가 성행하는 한편, 톈진과 베이징 및 난징의 유명 작가들의 작품 모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허난(河南)

 명말 청초부터 지금까지 허난 카이펑(开封) 지역의 전문가들이 당나라 송나라 원나라의 유명 서화작품을 위조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수준이 매우 낮다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휴지처럼 얇은 종이나 연분홍색 종이, 밀납을 먹인 종이를 쓰고, 올이 굵은 견사나 가는 견사에 모사하기도 한다.

 시안(西安)

 시안의 슈위엔먼(书院门 서원문)은 문안 서화예술품의 집산지로, 이곳의 서화 작업자들은 개인적으로 창작을 진행할 뿐 아니라, 적지 않은 사람들이 산시(陕西)지방 유명 서화작가의 작품을 위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서안 어디에서든 류원시(刘文西), 짜오왕윈(赵望云), 스루() 등 유명작가의 가짜 서화작품을 볼 수 있는데 어떤 것들은 개인들이 모사한 것이지만 다수가 시안미술학원 부근의 뤄쟈자이(罗家寨)나 얼푸좡(二府庄)에서 사들인 싸구려 모조품이다.

 장쑤()

 주요 위조품 제작지는 난징의 푸즈먀오(夫子 부자묘)와 칭량샨(清凉山 청량산) 골동품 시장 등이다.

 안후이(安徽)

 구훼이조우(古徽州) 황산(黄山)지역이 주요 위조품 제작지이며 명말 청초에 활동한 신안화파(新安画派)의 작품을 주로 모사한다.

 저쟝(浙江)

 명나라 말기부터 샤오싱(绍兴) 지역에서 전문 위조품 제작자들이 서위(徐渭), 진홍수(陈洪绶) 등의 서화를 위조해 왔다. 오늘날에는 샤오싱지역에서 유명한 컨템포러리 작가 작품의 위조가 성행하고 있다.

 광동(广)

 실크에 무채색으로 인물화를 모사하는 위작이 많고, 산수화나 화조화 또한 위조된다.



북경과 톈진 지역에서의 위조품 제작의 특징은 노점상에서 판매하는 저급품과 진품에 버금가는 고급 위조품이 공존한다는 점이다. 베이징의 류리창(琉璃)이나 판쟈위엔(潘家)과 같은 곳에는 주로 근현대 서화 작품을 위조하는데 오양종스, 류빙슨, 궈모뤄(郭沫若), 치바이스(齐白石), 리커란(李可染), 황조우(黄胄), 판청 등 저명한 서화예술가들의 서예작품이 주로 위조의 대상이 된다.


상하이풍 작품의 위조는 항저우식 가짜과 상하이식 모조가 있는데, 루옌샤오(陆俨少)나 시에즈류(谢稚柳)가 최근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근현대 서화가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들 작품의 위작 제작 또한 가장 많이 이루어진다. 또한 임백(任伯年), 조지겸(赵之谦), 허곡(虚谷), 류단자이(刘旦宅) 등의 작품도 위조의 대상이다.


난징의 특징은 부자묘(夫子)와 청량산(清凉山) 골동품 시장 등지에서 위조품 제작이 대부분 이루어진다는 점이고, 금릉화파(金陵画派: 명말 청초에 난징지역에서 활약한 화파)의 주역인 치엔송니에(钱松喦), 송원즈(宋文治), 야밍(亚明), 웨이즈시(魏紫熙) 등과 푸바오스(傅抱石), 천다위(陈大羽) 등의 유명 화가의 및 린산즈, 샤오시엔(萧娴), 가오얼스(高二适), 후샤오스(胡小石) 등 서예가의 작품이 주로 위조된다는 것이다. 쑤저우의 서화시장은 당송 또는 명청의 유명작가 작품을 주로 위조하는데 예를 들면 당인(唐寅), 왕총(), 소식(苏轼), 황정견(黄庭坚), 미불(米芾), 조맹부(赵孟頫) 등의 작품이 주요 위조 대상이다.


 저쟝 지역에서는 주로 황빈홍(黄宾虹), 푸바오스(傅抱石), 루옌샤오(陆俨少), 치엔송옌(钱松岩), 샤멍하이(沙孟海), 린산즈, 션인모(沈尹默) 등의 작품이 위조된다. 샨시 지역에서는 회화 작품이 다수 위조되는데 화싱먼(华兴门), 베이위엔먼(北院), 따샤오옌타(大小雁塔 대소안탑), 구완청(古玩城) 등지를 중심으로 스루, 짜오왕윈, 허하이시아(何海霞), 위요우런(于佑任) 등의 작품이 주요 위조 대상이다. 광동에서는 관샨밍(关山月), 리시용차이(黎雄才)의 작품이, 동베이(동북)에서는 위즈슈에(于志)의 작품이 많이 위조된다. 해외에서는 쉬베이홍, 장다치엔, 푸바오스 등의 화가 작품이 다수 위조된다.


전체적으로 볼 때 서화 위조품 제작의 지역성이 매우 분명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나의 지역 안에 존재하는 특별한 문화적 분위기에 의해 그 지역 서화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들이 결정되고, 그에 따라 이러한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가장 쉬운 위조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위조품 제작 또한 인터넷 시대의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컨템포러리 서예작가들의 작품 위조는 이러한 지역적 경계를 무너뜨리며 진행되고 있다. 북방지역의 한 서예가에 따르면 장쑤성의 어떤 도시에서 본인의 작품이 가장 먼저 다량으로 위조되었는데, 1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는 자신의 특정 작품 스타일을 위조하는 전문가들이 그룹을 이루어 주강 삼각주 지구(泛珠三角)에 모여 있다고 한다. 이러한 전문 위조범의 타겟이 되는 대상은 대부분은 비교적 일찍 시장에 진입하거나 일찍 출판물을 출간한 바 있는 컨템포러리 작가들로, 그들 작품의 위조범들이 전국 각지에 퍼져 있다. 각지에서 제작된 위작들은 인터넷 플랫폼에서 매매되거나 베이징, 샨동, 장쑤, 안후이 등의 대규모 서화시장으로 유입된다.




5

너도 나도 서예를 하는 시대, 어떻게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것인가


회화작품과 달리 서예작품은 고도의 규범성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위작 제작자들은 진짜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모사 능력을 비교적 쉽게 갖출 수 있다. 서예 작품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뛰어난 모사 능력을 지니고 있다. 행서를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초서 또한 쓸 수 있다고 코우커랑(寇克让)은 말한다

비전문가가 이해할 수 없는 점이 있다면, 서법의 모방의 정도가 20~30%만 되어도 대부분의 대중들은 진품과 꽤 닮았다고 느끼고, 40~50%가 되면 매우 유사하다고 느끼며, 70~80%가 되면 제작자 본인 또한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가 된다는 것이다. 서법의 모방이란 이런 것이다. 20~30%만 비슷하게 따라하면 일반 대중들은 가짜와 진짜를 구별하지 못하고, 어느 것이 가짜인지 알아채지 못한다.”


최근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서예 예술을 배우고 대중들이 이 장르에 주목하게 되면서 누구나 서법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비록 환경은 이렇게 바뀌었지만, 전문적인 서법 분야의 문턱은 여전히 높고, 서예사적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대중들에게는 감상을 위해서든 소장을 위해서든 서예작품의 진위를 분별하는 일이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작금의 위작 제작법에 대해 옌공다(言恭达) 선생은 가장 일반적인 방식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첫째로, 출판물을 보고 모사하는 위작은 선의 형태나 글자 형상의 구조 등에서 진품과는 다른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으므로, 그 차이를 통해 위작임을 한번에 알아볼 수 있다.

둘째로, 특수한 방식을 통해 작품을 원상 회복시킨 다음 화선지를 사용하여 모사하는 방식으로 위조된 작품은 서체의 구조에 있어서는 원작과 기본적으로 일치할지 모르지만 운필이나 곡선에서 어색한 점이 발견되며, 글씨의 기운에 답답함이 있어 업계 사람들은 단번에 위작임을 알아본다.

세 번째는 사람들이 가장 분별하기 어려워하는 방식으로 과학기술의 진보 따라 기계를 사용하여 위조하는 것이다. 이들은 일반인은 전혀 구분해낼 수 없고 대부분 정교한 측정 기구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위작임을 알아내기 어려운 정도이다.


코우커랑에 의하면 이렇게 직접적으로 이익만을 위하여 위조된 작품은 감정을 통해 대부분 구분해낼 수 있지만, 최근 미술계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위작은 특정 작가의 스타일을 모방하는 작품들로 그 목적이 단순히 돈을 버는 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미술계와 컬렉팅 시장의 질서를 전체적으로 흔들어 놓는 데 있다

그렇게 한 다음 위조범들은 천천히 그들의 조직적 수단을 사용하여 위작들을 세탁하고 최종적으로는 도대체 누가 이런 스타일의 창시자인지를 알 수 없게 함으로써 누가 중요한 예술가인지 또한 판별할 수 없게 하려는 것이다. 때문에 이러한 방식의 위조가 횡행하는 것은 위작 그 자체보다도 더 무서운 일이다.”


청년 서예가 딩난(丁楠) 또한 최근의 서예작품 위조를 막을 방법이 딱히 없다고 생각한다

이름이 없는 작가의 작품은 위조되지 않는다. 유명한 사람의 작품 위조는 막을래야 막을 수가 없는 일이다. 어쨌든 이익이 우선이다. 현재 법률은 이 분야에 있어서 거의 공백 상태라 할 수 있다. 일부 저술가들의 경우 저작권이 있어 글쓰는 작가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지만 화가와 서예가들에 대한 보호 장치는 많지 않다. 듣자하니 남방의 한 화가가 자신의 독특한 화법에 대한 특허권에 대한 심사를 신청했는데, 당시 이 이야기는 업계에서 웃음거리일 뿐이었다. 당국의 특허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알 수 없지만 심사 신청은 받아들여졌다. 만약 다른 사람이 그의 특별한 화법을 학습한다면 그것은 권리 도용인가 아닌가? 우리는 모든 예술적 성과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것이 권리 침해라면 너무나 모순이 아닌가? 때문에 예술가의 창작물에 대한 법적 보호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6

속임수 말고도 어지러운 국면은 또 있다 

 

진작과 위작의 구분도 어렵지만, 좋고 나쁨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일 또한 쉽지 않다.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 라이브 방송 플랫폼이 여기 저기서 성행하자 온라인에서 다량의 가짜 서예 작품을 판매하여 돈을 벌려는 사기꾼들이 등장했다. 각종 서화원이나 협회, 연합국 〇〇 서예협회, 세계 〇〇 서법협회, 〇〇 서체연구원 등의 단체가 각지에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자를 첫 머리에 오는 글자로 하는 단어를 넣은 각종 기구들이 너무나도 많아졌으며, 중국 서법가협회가 개최하는 각종 행사인 것처럼 위장하고 이벤트를 열어 각종 서법 대가를 사칭하는 사람들도 있다.


서예 예술의 감상을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안목이 요구되고 예술적 소양 또한 높아야 하기 때문에 일반 대중들은 작품 그 자체만 보고서는 그것이 이규(李逵)인지 이귀(李鬼: 수호전에서 이규를 사칭한 인물)인지 구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림 7.  왼손을 바닥에 대고 물구나무를 선 채 오른손으로 글씨를 쓰는 모습


그림 8. 여덟 자루의 붓을 동시에 쥐고 글씨를 쓰는 모습


한 보도에 따르면 후난성 창더시에 거주하는 한 59세의 서법협회 회원이 물구나무를 선 채 글씨를 쓰는 모습을 대중에게 공개했다. 그는 머리를 바닥에 박고 20분이나 물구나무 자세를 유지했고 단숨에 세 폭의 작품, 100자의 글씨를 썼다. 16세밖에 되지 않은 한 소년은 왼쪽 손 하나만을 바닥에 대고 물구나무를 선 채 오른 손으로 글씨를 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후난성의 한 노인은 여덟 자루의 붓을 동시에 쥐고 글씨를 쓰는데, 이것이 서법의 일종인지 곡예 공연의 일종인지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특수 서예가’라 불리는 주 모씨는 네 자루에서 여덟 자루까지 붓을 동시에 쥐거나 입에 문 채로 여러 가지의 다양한 서체를 쓸 수 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그가 지닌 8자루의 붓은 각기 다른 한자를 쓰고 있는데 왼손과 오른손이 각각 세 자루의 붓을 쥐고 여섯 글자를, 입에 문 두 자루의 붓이 두 글자를 쓸 수 있으므로 그는 여덟 글자를 동시에 쓸 수 있다고 한다. 이들처럼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되는 각종 기현상과 진정한 서예 예술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진정으로 서예 창작의 영역에 진입하려면 수십 년의 모사와 꾸준한 연습을 거쳐야만 한다. 그래야만 실력을 쌓을 수 있다. 명대의 서예가 왕탁()매일 따라 써야 매일 얻는 것이 있다’고 하였다. 서예는 고생스럽고 피곤한 일인데, 매일 핸드폰이나 만지작거리며 동영상을 찍는 서예가들에게 과연 전문적인 기술이라는 것이 어떻게 있을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이 서예가이기는 한 것인가? 누가 진짜 서예가이고 누가 가짜 서예가인지 구별할 수 있는 기본 상식을 우리는 이미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코우커랑은 이러한 의견에 덧붙여 가짜 협회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재 가짜 기구나 협회들이 여기 저기 널리 퍼져있다. 권위 있는 기관의 이름에 한 두 글자를 더하거나 빼서 짝퉁 기구를 만드는 것이다. 사실 진품과 가품을 구분하기 어려운 일반인은 가짜 감정서에 속아 넘어가기가 쉽기 때문에 여론 또한 이러한 현상을 주도하는 온상이 되기도 한다. 진정으로 서예를 사랑하는 애호가들과 컬렉터들은 명함이나 명성, 증서, 속임수 만을 알아보는데 머물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서법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


그림9. 1중국서법빌딩배(中国书法大厦杯)” 서법대상대회(书法大奖赛)는 상으로 현금을 지급하여 큰 화제를 낳았다


한편 서예계 자체도 근본을 확고히 하고 근원을 밝히는 데에 힘써야 할 것이다. 돌이켜보면 2018 1월의 중국서법가협회 주최 제6회 중국서법난정상(兰亭奖) 사건(금상 수여자 없이 대회가 끝남), 이후에 벌어진 서법가협회의 뇌물 수수 사건, 2019년 안후이에서의서법대회 상 수백만 현금 지급 사건” 등은 서예계에 대한 좋지 않은 여론을 형성했고, 가짜들이 발 붙일 틈을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어버렸다

짜오쉬청 선생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러한 사건들의 양면을 보아야 한다. 소위 가짜 협회나 가짜 대가들 이외에도 반성해야 할 점이 있다. 오늘날 진짜 협회들의 대가들에게 가짜가 있는 것은 아닌가? 예술의 창조성의 관점에서 볼 때 진짜 대가들의 창조성이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가?”  

『중국서법전집』의 주편이자 서예가인 류정청이 보기에 서예계 내부에서 먼저 좋은 서예 평론 조직을 구성하는 일이 필요하다. 명예와 이익을 떠나 심도 있게 작품의 득실을 따져보고, 비평을 통해 진보를 추진해야 한다. 예술가 자신이 해명에 참여하고 전문적인 토론을 이끌어내야만 일반인에게 퍼진 보편화가 긍정적 효과를 거둘 것이다.




7

서예작품 소장에 대한 몇 가지 건의


이렇게 살펴보고 나면 서예미술시장과 업계의 혼란한 상태를 정화하는 일이 멀고도 험난한 여정이 되리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앞서 기술한 서예 전문가들의 제안을 종합하여 필자는 서예를 배우거나 작품을 컬렉팅하는 사람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유명 작가의 작품을 많이 보고 안목을 높여라. 감상의 수준을 높이고 서예 지식을 학습하라.

둘째, 이론적 조예가 있는 서예가를 선택하라. 황빈홍이 성공적 서예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이론적 기초가 탄탄한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셋째, 개인적 스타일과 개성이 강한 서예가의 작품을 소장하라. 개성은 서예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넷째, 전업 서예가의 작품을 소장하라. 전업 서예가의 작품은 유명 서예가의 작품에 뒤지지 않는다.

다섯째,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과 서예가의 개성을 심도 있게 이해해라. 그의 학습과 창작 여정을 잘 살펴보아라.

여섯째, 서화가 작품의 낙관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학습하라. 낙관이 왜 중요한가? 왜냐하면 서예가의 일반적인 글자는 한 두 번에 써내려 간 것이지만, 낙관은 수 백 수 천만 번 쓰는 것이기 때문에 글자는 모방할 수 있어도 낙관을 모방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유사성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 서예가의 시기 별로 다른 낙관의 스타일을 이해해야 한다. 초기 중기 말기 등 시기별로 달라지는 스타일을 연구해야 한다.

일곱째, 작품의 재료에 대해서 잘 파악해야 한다. 서화 감정의 중요한 한 일환은 종이, , 인주 등의 재료를 감정하는 것이다. 인장 또한 중요한 부분이다. 대부분의 서예가는 낙관과 도장을 찍을 때 매우 신중하게 한다.

여덟째, 우수한 작품을 소장하라. 서화 작품을 소장하려면 좋은 작품에 대한 의식이 있어야 한다. 우수한 작품은 일반적인 작품과 큰 차이가 있다.

  






  1. 이 보고서는 중국 미술품 경매 시장에 관해 보도된 소식을 발췌 및 요약 정리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출처를 참고할 것. 소식의 자료 제공 및 원문 번역자는 김새미(베이징사범대학 철학학원 미학전공 박사과정). 雅昌分析师, ‘【艺术3·15】聚焦书法造假:100件假货与1件原作!’, 「雅昌艺术网专稿」, 2020. 3. 15. https://news.artron.net/20200315/n1071803.html [본문으로]
  2. 한화는 2018년 연평균 최종고시환율(매매기준율)을 적용하였다. [본문으로]
  3. 한화는 2018년 연평균 최종고시환율(매매기준율)을 적용하였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