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로벌미술시장/2019

퍼포먼스 미술이 어느 때보다도 ‘핫’하다. 브뤼셀 퍼포먼스 미술 페어에서 퍼포먼스 작품을 판매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퍼포먼스 미술이 어느 때보다도 하다. 브뤼셀 퍼포먼스 아트페어에서 퍼포먼스 작품을 판매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각주:1]



1.

지난 95일부터 8일까지 브뤼셀에서는 퍼포먼스 아트페어인 ‘A Performance Affair(웹사이트: https://aperformanceaffair.com/)’가 열렸다. 브뤼셀의 갤러리 주간에 맞춰 진행된 이 전시는 체코 국립미술관의 수석 큐레이터인 아담 부닥(Adam Budak), 암스테르담의 갤러리스트 엘런 드 브뤼네(Ellen de Bruijne), 런던 델피나 파운데이션(Delfina Foundation)의 설립자 애런 세자르(Aaron Cezar)등이 위원회로 참여하였으며 30인의 퍼포먼스 미술가가 작품을 선보였다.





런던 코퍼필드 갤러리(Copperfield Gallery)의 디렉터인 윌 런(Will Lunn)“8년 전, 우리는 퍼포먼스 작품을 찍은 사진을 판매하는 데에 그쳤지만, 이 페어에서는 실제로 퍼포먼스 작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소호흡기 마스크를 끼고 알루미늄 호일 풍선을 24시간 동안 불어 총 100개의 풍선을 만드는 영국 출신 개념미술 작가, 데이빗 리카드(David Rickard)의 작품은 10,000유로에 가격이 책정되었다. 이 작품을 구입하면 해당 퍼포먼스에 대한 기록과, 퍼포먼스 후 남은 풍선들, 그리고 작가가 사용한 호흡기를 받을 수 있다.



2. 

퍼포먼스는 현재 미술계에서 가장 한 매체(medium)이다. 지난 5,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리투아니아의 오페라 퍼포먼스 작품, <태양과 바다(마리나)(Sun & Sea(Marina))>가 국가관에 수여하는 최고의 상인 황금 사자상을 수상하면서, 이 상을 수상한 두 번째 퍼포먼스 작품으로 기록되었다. 2년 전인 2017년 수상작, 안네 임호프(Anne Imhof)의 퍼포먼스 <파우스트(Faust)>는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 소장되었다. 17개의 퍼포먼스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테이트 모던 미술관의 언론 담당관인 던컨 홀든(Duncan Holden)은 테이트가 현재도 다수의 퍼포먼스 작품을 구매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술관이 퍼포먼스 미술을 미술작품으로 받아들이고 구매를 진행하고 있는 반면, 투자의 목적을 지닌 미술시장은 퍼포먼스 작품에 대해 냉담하는 편이다. 이번 페어의 공동 개최자인 윌 커(Will Kerr)는 그 이유가 퍼포먼스 작품이 그 순간에만 존재하기 때문(ephemeral)이라며 미술품 딜러들은 퍼포먼스 작품을 다른 예술가들의 작품을 팔기 위한 유인책으로 사용한다. 단순한 놀이거리로서,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이나 한 장 찍고 넘어가는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각 경매회사의 언론 홍보팀에 따르면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 경매에서 퍼포먼스 작품이 팔린 경우는 아직 없었다.



3. 

퍼포먼스 작품의 구매를 고려할 때 가장 문제시되는 것은 역시 구매자마저 자신이 무엇을 사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이번 페어는 이와 같은 상황과 관련하여, 몬트리올의 큐레이터이자 작가인 샨탈 퐁브리앙(Chantal Pontbriand)과 함께 퍼포먼스 작품 판매와 관련된 사항들을 규정하려는 시도를 보여주었다. 여기에는 작품의 길이, 작가의 퍼포먼스가 끝난 뒤에도 퍼포먼스를 다시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을 표기하거나, 퍼포먼스 이후 남은 물건들을 소유자에게 이전하는 것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페어 측은 이들 사항이 많은 미술가들과 갤러리들에게 받아들여져 작품 거래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와 같은 실용적인 내용들이 포함된 보증서 없이는 작품 판매가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한 인터뷰에서 골드슈미트(de Goldschmidt)2012, 프랑스 작가인 필리프 파레노(Philippe Parreno)의 퍼포먼스 작 <Transubstantiation>를 구입하는 데에 2,500유로를 지불했다고 말했다. 골드슈미트는 작가가 모친의 생전 레시피에 따라 요리를 하는 내용으로 구성된 이 퍼포먼스를 필립스 경매에 내놓으려 했지만, 작품의 길이 등의 정보를 기재한 문서의 부족을 이유로 거절 당했다고 밝혔다.


이 페어에서 브뤼셀 출신의 퍼포먼스 작가인 아리안느 로제(Ariane Loze)의 새 작품 <The Banquet>은 디너 파티에 설치할 수 있는 인쇄물을 한 세트에 495유로에 판매하였다. 밴쿠버에서 활동하는 에반 지벤스(Evann Siebens), 앨런 카프로우(Allan Kaprow)부터 길버트 & 조지(Gilbert & George), 마리나 아브라모빅(Marina Abramovic)에 이르기까지 퍼포먼스 예술의 역사에 등장했던 동작들(gestures)의 아카이브를 만들기도 했다. 1,000유로를 지불하면 지벤스가 그 중 하나를 사진과 퍼포먼스로 재현하며, 그것을 촬영한 비디오는 메모리스틱에 담겨 제공된다.


브뤼셀의 컬렉터인 토비아스 아른트(Tobias Arndt)는 아브라모빅이나 티노 세갈(Tino Sehgal)과 같이 대형스타를 제외하고 퍼포먼스 작품의 시장이 확대되기는 어렵겠지만 이들 작품이 상대적으로 싼 값으로, 경험(experience) 개념을 중요시하는 현대미술을 구매하는 경험을 제공한다고 보았다. 특히 그는 퍼포먼스 예술은 매우 직접적인 미적 경험이라며, 이 작품들은 이벤트로 기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셜 미디어에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웠다. 그는 뛰어난 작품으로 집을 꾸미는 시대는 끝났고, 인스타그램에서 미친 짓(doing crazy things)’을 하는 시대가 왔다고 주장했다.







  1. 이 보고서는 글로벌 시장에 관해 보도된 소식을 발췌 및 요약 정리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출처를 참고할 것. 소식의 자료 제공 및 원문 번역자는 박정선(파리 소르본 4대학 재학). 이 소식의 출처는 Scott Reyburn, ‘Performance art has never been so popular. But at a fair devoted to it in Brussels, some collectors wondered exactly what they were buying.’, 「New York Times」, 2019.9.9. https://www.nytimes.com/2019/09/09/arts/design/performance-art-market.html [본문으로]